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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트럼프, 북한과 협상할 절호의 기회 왔다" 美전문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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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역 TV 화면의 트럼프와 김정은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북한이 미국 행태를 지켜보며 괌 포위 사격을 일단 유보하겠다는 뜻을 시사하면서 미국이 협상력을 발휘해야 할 순간이 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5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미국에 현재의 위험한 교착상태를 완화하기 위해 며칠 동안 협상을 추진할 수 있는 여지를 줬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일부 미국 언론이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복을 우려해 괌 포위 사격 계획을 철회했다는 식의 한발 앞선 보도를 하고 있다며, 이는 북한의 메시지를 잘못 해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비핀 나랑 교수는 "(북한의) 성명을 제대로 읽지 않은 것 같다"며 "이는 말그대로 다시 위협을 가하는 한편 보상이나 협상을 위한 여지를 남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략군사령부로부터 괌 포위 사격 방안을 보고받은 뒤 "미국놈들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이 현 상황의 득실을 잘 따져보길 바란다며 "미국놈들이 우리의 자제력을 시험하며 조선반도주변에서 위험천만한 망동을 계속 부려대면 이미 천명한대로 중대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나랑 교수는 "위협은 여전히 남아 있다. 위협을 끝낸 게 아니다"라며 "도발이라고 볼 만한 일을 미국이 하면 계획을 재고한 뒤 이행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북한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별도의 성명에서 다음주 시작되는 한미 군사훈련을 언급하며 미국이 그 결과를 숙고해야 한다고 경고한 점을 주목했다.

미국진보센터(CAP)의 애덤 마운트 연구원은 "성명 어디에도 미국이 훈련을 취소해야 한다는 말은 없다"며 "북한은 과거 항상 그렇게 말했었는데 이번엔 그러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마운트 연구원은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실험을 막을 수 있음을 북한이 시사한 건 수년새 이번이 처음"이라며 "내가 볼 때 군비 통제 협상을 위한 문이 열려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매우 분명한 기회가 생겼다. 북한은 미국이 반응을 하도록 여지를 남겨 놨다"며 "우리는 긴장을 완화할 조처를 택할지 괌 인근 미사일 타격을 마주할지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미국과 북한이 유엔에 소통을 위한 비밀 채널을 구축해 놓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억류 미국인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이 통로를 이용해 왔다고 전했다.

카네기 재단의 제임스 액션 핵정책 담당 국장은 "도널드 트럼프가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을 억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협상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액션 국장은 "북한이 한국이나 일본 상공으로 미사일을 쏘지 않고 우리도 북한 국경에 인접한 특정 지역에선 비행을 하지 않는 식의 합의가 가능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z@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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