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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월드 톡톡] 통역사들은 '트럼프슬레이션'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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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t job(미치광이)' 등 잦은 비속어가 가장 골치

'트럼프語'라고 비꼬기도

"전 세계 외신 통역사들이 '트럼프슬레이션(Trumpslation)'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호주의 인터넷 매체 '더 컨버세이션'은 9일 막말과 억지 논리가 잦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을 자국민에게 적당하게 전해야 하는 방송 통역사들의 고충을 이렇게 표현했다. 트럼프슬레이션이란 트럼프(Trump)와 통역(translation)을 합친 신조어다.

이 매체는 트럼프슬레이션(트럼프 통역)의 최대 고민으로 비속어를 꼽았다. 일본 방송 통역사들은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을 경질할 때 썼던 단어 'nut job(미치광이)'을 어떻게 통역해야 할지 난감해했다.

'부적절 언사'도 통역사들을 힘들게 만든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프랑스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부인 브리지트 트로뇌 여사에게 "몸매가 좋다(good physical shape)"고 말하는 장면이 TV 화면에 잡혔을 때 일부 프랑스 방송 통역사는 시청자들의 감정을 우려해 "건강 상태가 좋아 보인다"는 식으로 에둘러 갔다. 논리가 정연했던 버락 오바마 전임 대통령과 정반대인 트럼프 어법에 넌더리를 내는 일본 통역사들은 트럼프 어법을 '트럼프어(Trumpese)'라고 비꼬아 부른다고 영국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그의 이름을 이용한 신조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트럼프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친 '트럼플레이션(Trumpflation)'은 그가 공언한 강력한 경기 부양책의 부작용으로 물가가 치솟을 수 있다는 의미다.

[정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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