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 21명에 성추행 혐의
부산 고교 교사 4명 직위 해제
교탁 위에 몰카 설치한 교사는
징계처분은커녕 육아휴직 중
“성비위교사 복직률 40%나 돼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적용해야”
게티이미지뱅크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학교 성추행, 참 누굴 믿고 학생들을 맡겨야 할지 깝깝합니다.”(cmhs****)
“교사 자격증 시험을 전 교사들을 상대로 최소 5년마다 보게 해 자질 없는 교사들을 걸러야 합니다. 폭력교사, 성추행(폭행) 교사는 평생 교편을 못잡게 해야 합니다.”(siro****)
올해 들어 벌써 네 번째, 이번엔 부산, 경남 창원이다. 전북 부안과 경기 여주에 이어 부산 창원에서 잇따라 교사들이 학생을 성추행한 사건이 드러나자 누리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분노를 쏟아냈다.
4일 부산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A고교 교사 4명은 지난 4월부터 교실에서 여학생들과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하는 등 성추행을 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피해를 호소하는 학생은 무려 21명으로, 주로 2, 3학년이다.
집단적인 성추행이 발생했음에도 학교 측은 쉬쉬했고, 한 피해자 부모가 한 교사의 성추행 사실을 신고하면서야 겨우 수사가 시작됐다. 부산시교육청과 경찰이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성추행 연루 교사는 4명으로 늘었고 경찰은 이들의 비위 사실을 시교육청에 통보했다. 이들 교사는 모두 직위해제 됐다.
창원의 한 여고에서는 남자 교사가 교실에 카메라를 몰래 설치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더했다. 이 교사는 지난 6월 21일 2학년 한 교실 교탁 위에 카메라 한 대를 설치했다가 학생들이 발견하고 항의하자 “수업 연구 목적이었을 뿐 다른 의도가 없었다”며 사과했다.
학생들은 “계속 설치돼 있었다면 체육복을 갈아입는 장면도 찍혔을 것 아니냐”고 반발했으나, 경남도교육청은 “선생님이 순수한 취지에서 한 행동인 것 같다”고 해명했다. 더욱이 이 교사는 징계 처분을 받기는커녕 사건이 불거지자 육아휴직까지 낸 것으로 드러났다.
여주에는 2015년 3월부터 최근까지 복도를 지나는 여학생 55명의 엉덩이 등을 만진 교사 두 명이 아동ㆍ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위반,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4일 검찰에 송치됐다. 앞서 6월 전북 부안여고에서도 체육교사가 여학생 수십 명을 집단 성추행한 사건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교육당국은 최근 일선 교사들이 저지르는 성추행 및 파렴치한 사건이 빈발하는 것은 SNS가 발달하고 성추행을 바라보는 여학생들의 시각이 과거와 크게 달라졌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예전엔 학생들이 감히 교사에게 대들지 못해 속마음을 억눌렀지만 지금은 시대가 변했으며 성추행 기준도 종전보다 엄격해졌다”며 “가이드라인 등을 정해 교사 스스로가 잘못된 성의식을 바꿀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학부모단체는 당국의 솜방망이 처벌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편국자 참교육학부모회 부산지부장은 “아직도 일부 학교는 성 비위 사건 관련 교사가 교단에 서고 있다”면서 “성 비위 교사가 징계를 받고 다시 학교로 복귀하는 비율이 40%나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지난달 31일 교육부가 관련 교사를 엄중 처벌하라고 지시했지만, 성 비위 사건 관련 교사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 두 번 다시 교단에 설 수 없게 일벌백계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부산=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