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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한화S&C SI사업부 지분 매각 성사··· 금액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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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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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한화그룹 승계 작업에서 핵심 자회사로 분류되는 한화S&C가 SI사업부 지분 매각에 성공했다. 한화S&C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와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3남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 등 한화가(家) 3형제가 지분을 100% 보유한 회사다. 이번 매각으로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할 수 있게 됐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화그룹은 한화S&C SI사업부 지분 49%를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를 선정했다.

매각대금은 2800억~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수를 추진 중인 스틱인베스트먼트 측이 한화S&C SI사업부의 가업가치를 약 5500억~6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지난 2001년 ㈜한화의 정보사업 부문이 분사하면서 설립된 한화S&C는 당초 한화그룹 승계를 위한 ‘금고’ 역할을 수행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최대주주인 김동관 전무가 50%, 김동원 상무와 김동선씨가 각각 25%씩 보유 중이며 한화S&C가 100% 지분을 보유한 한화에너지를 통해 한화종합화학, 한화큐셀코리아, 한화토탈 등을 지배하고 있다.

때문에 재계 일각에서는 향후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와 한화S&C 간 합병을 통해 그룹 승계를 시도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 내부거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우선적으로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한화S&C는 그룹 매출 비중이 70%에 육박해 ▲총수 일가 지분 상장사 30%(비상장 20%) 이상 ▲내부거래가 연간 200억원 또는 총매출의 12% 이상인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 요건에 포함된다.

이를 피하기 위해 한화S&C는 지난 6월 이후 SI 및 IT 관련 사업 물적분할을 시작으로 총수 일가 지분 낮추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SI사업부의 지분 매각 역시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사업부를 떼어내고 회사 지분의 49%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피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물적 분할 및 지분 매각 이후에도 오너일가 지분을 낮추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전망이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사업부에 대한 지분율을 낮춤으로써 공정거래법상 내부거래 규제대상 요건을 피했지만 SI사업부가 여전히 자회사로 편입돼 한화S&C가 지주회사로 강제 전환되는 또 다른 문제가 야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화S&C가 SI사업부를 기업공개(IPO)하는 방식을 향후 유력한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IPO를 통해 한화S&C는 SI사업부에 대한 지분을 50% 이하로 낮추면서도 경영권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보유권을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 총수 일가 지분 또한 30% 아래로 떨어져 공정거래법상 일감몰아주기 규제도 자연스럽게 해결하게 된다.

하지만 결국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성장한 회사가 편법으로 규제를 피하고 이 과정에서 오너일가가 부를 축적했다는 점은 또 다른 논란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한화S&C의 경우 SI사업부 분할 이후 뚜렷한 주력사업이 없음에도 향후 승계자금 마련을 위한 창구로 활용될 여지를 남겨놨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S&C 지분 매각은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판단된다”며 “IPO 뿐 아니라 내부거래가 없는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을 통해 규제를 회피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밝혔다.

김민수 기자 h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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