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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청와대 간담회의 힘` 오뚜기와 세븐브로이 매출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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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 간 '호프미팅'에서 보여준 청와대의 전략적 선택이 소비자들에게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27일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중견기업인으로는 유일하게 초청된 함영준 오뚜기 회장에게 "젊은 사람들이 오뚜기를 '갓뚜기'로 부른다면서요"라고 인사를 건네며 오뚜기 띄우기 행렬에 동참했다. 갓뚜기란 신을 뜻하는 '갓(God)'에 오뚜기의 '뚜기'를 합친 말이다. 마트의 판매사원까지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상속세를 투명하게 납부하는 등 착한 행보가 소비자들에게 알려지면서 생긴 별칭이다.

오뚜기의 착한 기업 이미지는 이번 청와대 간담회를 계기로 정점을 찍고 있다. 온라인 상에서 "앞으로는 무조건 경쟁사 대신 오뚜기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댓글이 줄을 이으면서 무한한 애정과 신뢰를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 관심은 실질적인 매출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30일 편의점 CU에 따르면 오뚜기 컵라면 '참깨라면'은 지난 27일과 28일 매출이 전주 대비 각각 13%, 16% 증가했다. 오뚜기 컵라면 '스파게티'는 각각 15%, 19% 매출이 늘었다.

오뚜기는 청와대 간담회에 중견기업으로 유일하게 초청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23일부터 화제의 중심이 됐다. 한 대형마트에서 24∼25일 오뚜기 라면 매출은 전주 같은 기간보다 41%나 늘었다. 오뚜기 케첩과 카레도 각각 28%, 26% 매출이 증가했다.

하지만 오뚜기 내부에선 이런 뜨거운 관심이 부담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뚜기 역시 완벽한 기업은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오뚜기도 과거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계열사에 대해 과도한 일감 몰아주기를 했다는 지적을 받았고, 다른 라면업체들과 가격담합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본질적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다른 기업의 행태와 크게 다르지 않은 행보다. 또 시식 담당 직원을 정규직으로 두는 일은 CJ, 농심, 대상 등 다른 식품업체도 마찬가진데 지나치게 오뚜기만 미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뚜기 관계자는 "오뚜기도 일부 구조적인 문제점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국민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문제점들을 개선해 가겠다"고 말했다.

건배주로 유명세를 탄 세븐브로이의 인기도 뜨겁다. CU 집계에 따르면 간담회 첫날인 27일 세븐브로이 '강서맥주' 매출은 전주 대비 42% 급증했다. 28일에는 76%로 증가율이 더 뛰었다. 세븐브로이 '달서맥주'도 27일과 28일 각각 매출이 39%, 68% 뛰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청와대 간담회 소식을 전하며 "(세븐브로이) 맥주가 아주 맛있었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국 최초 수제맥주 회사인 세븐브로이는 이번 호프미팅에서 전 직원이 정규직이라는 사실까지 알려지며 소비자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손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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