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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文 대통령 "경제 패러다임 전환, 기업에 부담 우려 있다는 건 안다…경제 살릴 다른 방법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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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GS 회장 "일자리 창출하고 세금 많이 내는 기업,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반도체는 알아서 잘 하겠지' 하지만 인력수급 문제"

총 1시간50분 간담회… 법인세 인상, 中 사드 경제 보복 등은 거론 안돼

조선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저녁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2차 주요기업인과의 간담회 겸 만찬에 앞서 '칵테일 타임'을 열고 대화를 마누고 있다. 왼쪽부터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문 대통령, 허창수 GS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황창규 KT 회장, 김동연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주요 기업과의 둘째날 간담회에서 " 사람 중심, 일자리 중심, 소득 주도 성장, 공정 경제와 같은 경제 패러다임 전환이 기업에 부담이 되지 않을까 우려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러나 그러지 않으면 경제를 살릴 방법이 없다"며 기업들에 정책에 협조할 것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의 칵테일 타임에 이어 실내에서 열린 비공개 만찬 간담회에서 "새 정부로선 경제 살리기가 가장 중요한 과제이고, 우리 경제를 저성장의 늪에서 끌어내 성장동력을 만들고 양극화·저출산·고령화를 극복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하는 것이 당면 과제"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최근 G20 정상회의에 가보니, (패러다임 전환은)우리만 독단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의 한결 같은 고민이자 화두"라며 "새 정부 경제 철학을 기업인들이 공유해달라"고 했다.

이는 최근 새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이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초대기업 대상 법인세 증세, 탈원전에 이르기까지 산업 구조에 충격이 큰 경제 정책을 추진하는 데 대해 재계 등에서 우려가 일자, '이념을 떠난 세계적 추세'라면서 기업들의 동참을 요청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의 발언에 이어 최태원 SK 회장은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사회적 기업을 지원해 고용 창출을 지속하겠다""임금 공유제도도 노력해 2·3차 협력업체 간 임금격차를 줄이겠다"고 약속하면서 "정부도 공공조달 시장에 대한 사회적 기업의 접근을 확대해달라"고 요청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4차 산업 관련 인력에 대한 수요·공급 미스매치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 교육센터를 대기업과 정부가 공동으로 지원해달라"고 요청한 뒤, KT의 중소기업과 상생협력이나 에너지 혁신 정책, 미세먼지 측정망 보급 등 사업 계획을 설명했다.

이어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도 "(많은 분들이)반도체는 당연히 잘 알아서 하겠지라고 생각하시지만, 반도체도 인력수급 문제에 봉착해있다"며 "이공계 인력 양성과 반도체 소재 장비, 중소기업 육성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칵테일 타임 때 문 대통령은 권 부회장에게 "반도체는 호황기 계속되느냐" "삼성은 워낙 독보적인 기술을 가졌으니 잘 될 것"이라고 했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롯데의 여성 인재 채용과 정규직 비중 확대, 일자리 창출 노력 등을 소개하며 "정부가 제조업보다 일자리 창출 효과가 높은 서비스산업을 육성할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했다.

허창수 GS 회장은 "기업들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세금을 많이 내도록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정부도 이런 기업을 적극 지원해주길 건의한다"고 말했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은 "조선업 위축으로 사기가 많이 저하됐지만 가장 힘든 건 조선산업이 사양 산업, 노동집약적 산업이라는 사회인식"이라며 "그러나 조선산업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고, 포기할 수 없는 분야다"라며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2019년경이면 조선산업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때까지라도 공공 발주를 통해 자체 수요를 늘리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으며, 중소 조선업체엔 금융지원 확대 방안을 찾아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항공산업의 국제적 치열한 경쟁 속에 조종사와 정비사들이 부족한 실정"이라면서도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총 1시간50여분간의 간담회에서 '사드 보복' 문제나 새 정부의 대기업 증세 방침, 국정농단 사태 관련 기업 영향 등에 대한 언급은 일체 나오지 않았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이날 중국의 사드 경제 보복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 등의 참석으로 인해 사드 보복에 대한 기업 대처 문제가 화제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정시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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