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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사드·보호무역 등 불확실성 여전…올해 3% 성장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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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투자 둔화 우려에 추경 효과도 미지수…韓경제 상반기 비교적 순항 평가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올해 한국경제가 대내외 악재에도 비교적 순항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올해 2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0.6%(전기대비)는 한국경제의 희망과 한계를 동시에 담고 있는 수치로 평가된다.

지난 5월 9일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처음 나온 경제성장률이다.

비록 1분기 성장률(1.1%)보다 크게 떨어졌지만,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새 정부가 받아든 경제성적표가 그리 나쁘지 않아 보인다. 1분기 성장률이 6분기 만에 최고를 기록할 정도로 좋았기 때문에 전분기 대비 2분기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민간소비 회복세가 반갑다.

2분기 민간소비 성장률은 0.9%로 2015년 4분기(1.5%) 이후 6분기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신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계, 기업 등 경제주체의 심리가 좋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6월 한국은행이 조사한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1.1로 2011년 1월(111.4) 이래 6년 5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코스피 등 주가가 많이 올랐고 외국인 투자자금도 계속 유입되면서 금융·외환시장이 안정세를 보인 점도 호재다.

설비투자 증가율도 5.1%로 높았다.

반도체 제조장비 등을 중심으로 국내 기업들의 투자가 활발하다.

수출은 3.0% 줄었지만 1분기 성장률(2.1%)이 워낙 좋았던 점을 감안하면 나쁘다고 볼 수 없다.

전년 동기 대비 수출액은 지난 6월까지 8개월 연속 증가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은 30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4% 증가했다.

반도체 업황 호조가 이어지고 있고 최근에는 선박 수출이 큰 폭으로 뛰었다.

연합뉴스


다른 한편으로 2분기 성장률이 1분기의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점은 한국경제의 어두운 단면이다.

저성장이 굳어진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을 의미하는 잠재성장률이 2.8∼2.9% 수준으로 낮아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비스업 생산성 부진 등 구조적 요인으로 과거와 같은 고도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이제 관심은 한국경제가 하반기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갈지에 쏠린다.

정부는 지난 25일 발표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제시했다.

연간 성장률은 2014년 3.3%에서 2015년과 지난해 2.8%로 각각 떨어졌다. 3년 만에 3%대로 회복하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3분기와 4분기 성장률이 각각 0.8% 정도가 돼야 올해 성장률이 3%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을 생각할 때 장밋빛 전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분기 내수가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선방했지만, 하반기 흐름을 예단하기 어렵다.

1천400조원을 넘은 가계부채는 여전히 가계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둘러싼 중국의 경제적 보복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관광업을 비롯한 서비스업과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건설투자는 하반기에 정부의 부동산 대책 등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투자 증가율은 1분기 6.8%에서 2분기 1.0%로 주저앉았고 하반기에는 더 낮아질 공산이 크다.

수출에 있어서는 미국 등 선진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악재가 될 우려가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거론하며 우리나라를 압박하고 있다.

금융시장의 경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보유자산 축소나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변수로 꼽힌다.

미국이 돈을 회수하는 긴축에 나서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 금융시장이 타격을 받을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국회를 통과한 1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이 올해 성장률을 0.2% 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추경은 경기부양보다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집행이 늦어지면서 효과가 얼마나 될지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연합뉴스TV 제공]



앞으로 인구 고령화 등의 구조적 요인으로 한국경제의 성장률이 반등하기는 점점 어려워질 우려가 나온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 2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기적으로 고령화에 따른 인구감소가 본격화되면서 성장세의 하향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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