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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청주에 내린 폭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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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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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폭우로 인해 청주 무심천이 침수된 모습 / 중부매일 DB
지난 7월 16일 아침부터 쏟아진 폭우는 기어이 수많은 상처를 우리에게 남겼습니다. 학교 입학하기 전인 여섯 살 꼬마 때 남주동에 살면서 홍수가 나, 무심천에 떠내려 오는 초가지붕, 부서진 가구와 돼지 같은 가축들의 모습을 보며 한편으론 놀라고 겁먹으면서도 구경하던 기억이 났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인가 6학년 때에는 마당까지 들어온 물을 바가지로 퍼냈던 기억도 났구요.

그래서 청주시장으로 재직하고 있을 때는 비가 내릴 때마다 무심천의 수위를 체크하면서 긴장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이번에 보도를 보니 무심천의 수위가 오전 10시 20분에 위험수위 4.3m에 육박한 4.19m에 이르렀다고 하니 그 긴박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무심천의 발원지는 대략 가덕면 내암리로 알려져 있어 이곳에 비가 많이 오면 무심천의 수위가 올라가는데 다행히 이번에 가덕의 강우량이 다른 곳에 비해 많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워낙에 단시간에 많은 비가 내려 곳곳에 하수도가 넘치고, 소하천이 범람하여 침수지역이 커져버렸습니다. 시우량 91.8mm, 하루에 300mm가 넘은 예는 아마 처음 아닌가 싶습니다. 도청의 방재담당과장도 22년 전인 1995년 8월의 폭우도 3일간에 걸쳐 293mm가 온 것인데 이번엔 하루에 그 이상 왔으니 감당하기에 어려웠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요.

홍수는 과도한 물이 땅을 메울 만큼 넘쳐흐르는 자연현상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보통은 하천의 물이 범람하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바닷물이 땅으로 넘쳐흐르는 것은 홍수가 아니라 해일이라고 하는 것은 다 아실 겁니다. 홍수는 자연 재해 중 피해규모가 지진과 1,2위를 다툴 정도로 큰데 인명피해는 지진보다 훨씬 컸다고 합니다. 역대 최대 피해는 1931년 양자강이 넘쳐 200~400여만 명이 사망했고, 1881년에는 황하가 넘쳐 약 200만 명이 사망했다고 하니 그 무서움을 짐작할 수 있겠지요.

우리나라의 홍수는 주로 장마철에 발생하고, 태풍이 겹쳐 그 피해가 큰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우리 청주의 폭우는 태풍이 겹치지 않았는데도 대단한 것이 또한 이상한 현상입니다. 그러기에 기상청의 예보도 크게 빗나갔고, 청주시 재난대비부서에서도 예상을 하지 못해 신속한 대응이 미흡했다고 생각합니다.

근래에는 급속한 도시개발로 콘크리트, 아스팔트의 포장으로 물이 토양에 흡수되지 못하고 지표를 그대로 흘러내려 저지대로 모이게 되고, 또 하수구에 너무 많은 빗물이 몰려 용량이 초과되거나 쓰레기 등으로 막혀 역류되는 현상이 발생되어 침수가 늘어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정부에서는 지난 2010년 빗물을 일시 가두어놓는 '우수저류조'를 설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해서 그 설치규모, 관리기준을 정하면서 희망하는 지방자치단체에 국비지원을 해주기로 하였던 것입니다. 저도 당시 이것이 필요하다고 봐서 1차로 내덕동 저지대에 설치하기로 하고 국비지원을 요청하여 공사를 하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폭우가 설계기준 50년 대비 시우량 80mm를 넘는 91.8mm가 와 용량을 넘어 그 지역 일부가 침수되어 효과에 대한 의구심으로 논란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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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범덕 미래과학연구원 고문
지금도 저는 이 우수저류조는 필요하고 더 넓혀나가는 길이 도시침수를 막을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이것만 아니라 홍수관리계획에 따른 세밀한 대책을 좀 더 보완해 나가는 것도 필수적입니다. 하천정비, 하천과 하수도 연계를 위한 내배수 계획, 유역 내 빗물펌프장 연계, 침수예보, 주민대피체계의 수립 등이 개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홍수 예ㆍ경보시스템의 신속한 발령과 이제까지의 침수 등의 과거 기록을 이용한 '재해정보지도' 등의 작성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진 대책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너무나 오래 홍수가 없이 재난안전지대로 인식되고, 오로지 겨울에 눈 치우는 일에 우리 청주시가 전념한 탓인지 막상 뒷산에 흘러내리는 유수를 막을 모래주머니는 없고 제설용 주머니만 있었다는 어느 주민자치위원장의 말에 정신이 번쩍 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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