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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격의 없는 자리"라지만…간담회 앞두고 재계 볼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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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8일 文대통령·기업총수 간담/“경총 설화 겪어… 무슨 말 하겠나”/ 文 법인세 인상 등 협조 요청 관측/ 순위별 홀짝 나눠 1·2그룹 진행

문재인 대통령과 주요 그룹 총수 간담회를 앞두고 청와대와 재계 사이에 미묘한 긴장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청와대는 “격의 없이 재계 의견을 경청하고, 국정 철학과 경제정책을 설명하는 자리”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재계는 “이미 경총에서 한번 설화(舌禍)를 겪은 마당에 무슨 말을 함부로 할 수 있겠는가”라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과 재계의 첫 공식회동인 이번 행사는 27, 28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다. 이 때문에 ‘우·열반’ 논란이 불거지며 날짜별 참석 대상을 정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결국 재계 순위 14위까지 홀짝순(농협 제외)으로 첫날엔 현대차그룹을 필두로 한 짝수 그룹, 둘째날엔 재계 1위인 삼성전자 이하 홀수 그룹이 참석하는 것이 원칙으로 정해졌다. 날짜별 참석그룹은 정해졌지만 청와대가 참석 대상을 ‘알아서 하라’ 식으로 열어놓은 탓에 각 그룹은 ‘모난 돌’이 되지 않기 위해 다른 기업 동향을 파악하는 등 고심했다. 삼성그룹에선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표 자격으로 참석하며, SK그룹과 LG그룹에서는 지난 방미 경제인단에 포함됐던 최태원 회장과 구본준 부회장이 다시 참석한다. 현대차는 아직 참석자를 최종 확정하지 못했다. 이밖에 포스코 권오준 회장, 현대중공업 최길선 회장,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KT 황창규 회장, CJ 손경식 회장, 오뚜기 함영준 회장 등이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재계가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차담회에 무슨 주제가 올라오느냐다. 상의에서 공지한 간담회 주제는 ‘경제현안 전반에 대한 논의’로 광범위한 주제가 다뤄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재벌 총수들 면전에서 법인세 및 최저임금 인상 정책의 당위성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 등을 직접 거론하며 주요 그룹에 정책 동참·협조를 요청할 것이라는 예측도 가능하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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