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부인 노소영 상대 이혼 조정 신청(종합)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을 상대로 이혼 조정을 신청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9일 노 관장을 상대로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조정 소장을 냈다. 사건은 가사12단독 재판부가 맡았고 아직 첫 조정기일은 잡히지 않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을 상대로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조정을 신청했다./연합뉴스 제공

◆ “갈등의 골 깊어진듯”

최 회장은 지난 2013년 이혼을 청구하는 소장을 작성했지만 실행에 옮기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이 처음 노 관장과 이혼에 대해 언급한 것은 2015년 모 일간지를 통해 혼외자녀의 존재를 밝히면서 부터다. 최 회장은 “성격 차이 때문에 노 관장과 10년 넘게 깊은 골을 사이에 두고 지내왔다”며 “오랜 시간 별거 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더 이상 결혼생활을 지속할 수 없다는 점에 서로(노 관장과) 공감하고 이혼에 대한 구제척 논의를 이어왔다”고도 했다.

최근 국정농단 사태 재판 과정에서 2015년 8월 최 회장이 광복절 특사로 사면받기 전 노 관장이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게 남편의 사면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달 22일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 회장에게 “노 관장이 증인(최 회장)의 사면이 결정되기 전 박 전 대통령에게 증인에 대해 부정적인 내용이 담긴 서신을 보낸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최 회장은 “들은 적 있다”고 대답했다.

반면 노 관장은 이혼 의사가 없음을 밝혀왔다. 법조계에선 최 회장이 노 관장과 이혼에 대해 합의하지 못하자 이혼을 공론화하기 위해 조정을 신청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가사 전문 변호사는 “노 관장이 이혼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조정이 실패할 가능성이 큰데도 조정을 신청한 것은 둘 사이의 갈등이 커져 최 회장 측이 이혼을 공론화하기 위해 조정을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이혼 소송으로 가나...재산분할 등 쟁점될듯

노 관장이 이혼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조정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경우 법정 절차가 본격화되면 이혼 여부와 함께 재산분할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최 회장이 낸 이번 조정 대상에는 재산분할이 포함되지는 않았다.

조정을 통한 이혼은 당사자 합의를 조서에 담을 경우 확정 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갖지만, 일방의 반대 등으로 합의가 결렬되면 소송을 통해 진행된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 사이의 이혼 절차의 경우도 2014년 10월 이 사장이 임 고문을 상대로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이혼 및 친권자 지정 조정 신청을 냈고 두 차례 조정에서 합의되지 않자 정식 재판이 진행됐다. 이혼 소송에서는 혼인 관계가 더이상 이어질 수 없는지 등을 법원이 판단하고, 혼인관계가 깨지게 된 원인에 대해서도 다투게 된다.

재산분할의 경우 법원이 이혼 귀책 사유와 재산 형성 기여도 등에 따라 판단한다. 가사 전문 다른 변호사는 “본안 소송에선 이혼이 가능한지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며 “이혼 여부가 확정되거나 노 관장이 이혼에 합의할 경우 재산분할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최순웅 기자(csw@chosunbiz.com);정준영 기자(peace@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