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용 필로시스 대표가 스마트폰 혈당측정기 `지메이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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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시스의 혈당측정기 '지메이트(Gmate)'는 100여 개국에서 품질 인증을 받고, 지난 2년간 4600억원 규모의 장기 수출계약을 체결했을 정도로 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혈당측정기 전문업체 필로시스가 수출계약을 잇달아 맺으면서 매출이 급증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진용 필로시스 대표(50)는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며 "올해 상반기까지 이미 지난해 매출인 10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달 2공장을 가동하면 연말까지 매출 300억원은 달성할 것"이라며 "3년 안에 연매출 1500억원 회사로 키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 같은 급성장은 기술 경쟁력에 힘입은 것으로 최근 2년간 수출 성과가 속속 열매를 맺고 있다. 필로시스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KDL그룹과 4년간 1000억원 규모, 멕시코 의료기기업체인 덴티랩과 4년간 2500억원 상당의 계약을 성사시킨 데 이어 올해 중동과 인도 등에도 3년간 227억원 상당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필로시스의 주력품 지메이트는 전 세계 혈당측정기로는 유일하게 스마트폰 전용 제품이다. 스마트폰 이어폰이나 충전기 연결 잭에 제품을 꽂으면 혈당을 재는 즉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결과가 전송되고, 의사가 환자 상태를 보며 원격진료와 처방을 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필로시스 기술력은 세계 각국에서 인증받으며 증명됐다. 이 대표는 "필로시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통합인증(CE), 중국 식품의약품관리총국(CFDA)에서 모두 인증받았기 때문에 경쟁에서 우위에 있다"면서 "올 1월에는 국제표준이 되고 있는 독일 공인 인증기관(IDK)의 품질 기준까지 통과하면서 측정 오차에 대한 검증을 마쳤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필로시스는 혈당 진단과 정보기술(IT)을 결합한 제품으로, 아이폰·안드로이드는 물론이고 현지 스마트폰 기종에 따라 앱만 업그레이드하면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혈당검사지(스트립)를 자동으로 읽는 코딩(auto-coding) 원천기술에 대해 60여 개의 국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는 "효소를 뿌린 스트립은 생명체와 같아 산소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변질될 위험이 크고, 혈당기가 불량품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필로시스의 원천기술을 사용하면 수많은 경우의수를 자동으로 코딩(해독)해 스트립 98%를 불량품으로 버리는 일 없이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글로벌 혈당 진단시장(약 17조원)의 90%를 다국적기업인 로슈, 존슨앤드존슨(J&J), 애보트 등 '빅3'가 과점하고 있다.
필로시스는 매출의 99%가 수출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내수시장은 다 합쳐봤자 1000억원에도 못 미친다"며 "국내보다는 미국, 중국, 남미(멕시코), 동남아(말레이시아), 유럽을 5대 주력 무대로 삼고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수출이 궤도에 올라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라고 한다. 이 대표는 "2003년 설립 이래 10년간 연구개발(R&D) 외길을 걷다가 해외 영업을 본격화하던 2014년 무렵 회사가 미국 현지법인을 운영하던 기존 최대주주와 갈등을 빚게 되면서 소송 리스크에 발목이 잡혔다"며 "그러나 지난해 이 주주와 결별하고 모든 소송을 마무리하자 그동안 계약 체결을 유보했던 외국 바이어들의 주문이 쏟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2년 전 20명도 채 안 됐던 R&D 직원은 벌써 60여 명으로 늘었고, 1개였던 생산공장도 내년 6월이면 3개까지 늘어난다"며 "생산하는 대로 전량 수출해도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라 증설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는 전북 군산 1공장에서 120억원 정도 물량을 생산하는 데 그쳤으나, 올해 2공장과 내년 3공장이 가세하면 생산능력(Capa)이 1400억원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혈당 진단에서 더 나아가 IT 기반 종합 진단기기 회사로 도약한다는 게 필로시스의 청사진이다. 내년에는 차세대 제품인 혈액응고측정기(PT·INR)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미 올해 2월 국내 업체인 비바이오를 인수해 고부가가치의 비타민D 진단 사업에 뛰어들었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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