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자문위, '급성 림프모구 백혈병 3-25세 환자'에 적용 승인 권고
환자 혈액 아닌 탯줄에서 면역세포 추출 방법도 연구…고형암은 아직 반응 안해
백혈병 환자의 골수 세포. [위키피디아 제공] |
유전자 치료법은 환자의 면역세포들을 개량·활성화해 암세포를 공격, 사멸케 하는 방법으로, 말 그대로 '생약' 즉 '살아있는 약(living drug)'인 셈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는 지난주 백혈병 같은 혈액암 치료법으로 유전자 치료법을 초기 치료법으로 승인할 것을 권고했다.
지난달 7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대 과학자들은 백혈병 환자들에 대한 유전자 치료법을 통해 9명의 환자 가운데 1명을 제외하고는 환자 골수에서 백혈병의 흔적이 완전히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필라델피아어린이병원의 암 면역치료프로그램 국장을 맡고 있는 스테판 그룹 펜실베이니아대 소아과 교수는 "유전자 치료법은 혈액암 분야에서 완전히 변혁적인 치료법"이라며 "고형암에도 이 치료법이 듣는다면 전체 암 치료에 완벽한 변혁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존 매케인 미 상원의원이 진단받은 '교모세포종(Glioblastoma)'이라는 악성 뇌종양에 대해서도 유전자 치료법이 연구되고 있으나, 지난 19일 발표된 펜실베이니아대의 한 연구 결과는 아직 확정적이지 않다. 환자 10명 가운데 1명은 "안정적인" 상태로 18개월 이상 생존해 있고 2명에게선 암이 진행됐으며 나머지는 사망했다.
백혈병에 대한 유전자 치료법은 다각도로 연구되고 있다. 초기 단계 백혈병을 가진 어린이에게 과거보다 이른 단계에서 세포치료법을 다른 치료법과 병행함으로써 새로운 유형의 세포치료법을 찾는가 하면, 사람을 대상으로 해선 이제 시작 단계이긴 하지만, 환자 혈액이 아닌 생모로부터 기증받은 탯줄에서 면역세포를 추출, 치료에 활용하는 방법도 연구하고 있다.
미국에선 매년 170만 명이 암 진단을 받는 가운데 새로운 유전자 치료법을 초기에 적용할 수 있는 종류의 혈액암 환자는 약 8만 명에 이른다.
새 치료법은 비용이 수십만 달러(수억 원)에 이를 뿐 아니라 위험도 따른다. 연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환자들이 사경을 헤맬 정도로 극심한 발열, 저혈압, 폐 폐색 등 부작용에 시달렸다.
이런 부작용 제어법이 나오긴 했으나, 전문가들은 이론적으론 유전자공학에 의해 무력화된 바이러스가 장기적으로 다른 부위에 2차 암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아직 실제 사례는 없다.
새로운 백혈병 치료법은 면역체계의 전사들이라고 할 수 있는 T세포로 불리는 백혈구를 환자 혈액에서 분리해 암을 식별해 사멸시킬 수 있도록 유전학적으로 가공하고 수를 늘려서 다시 환자에게 주입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개량된 T세포는 키메릭 항원 수용체 T(CAR-T)세포라고 불리는데, 고형암 치료에는 잘 듣지 않는다. 그러나 흉막·복막·심막 등의 표면을 덮고 있는 중피에서 발생하는 암인 중피종, 난소, 유방, 전립선, 췌장, 폐 등의 암에 적용하는 방법들도 여러 연구기관에서 연구되고 있다.
"고형암은 포트 녹스(미 연방 금괴 저장소가 있는 군 기지)처럼 T세포의 침입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CAR-T 외에 다른 방법을 조합해야 하는데 그 다른 게 뭔지 찾아낼 때까지는 혈액암에서와 같은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펜실베이니아대 그룹 교수는 말했다.
FDA 자문위가 승인토록 권고한 백혈병 환자의 범위는 매우 국한돼 있다. 기존 치료법에 반응하지 않거나 재발한 B세포 급성 림프모구 백혈병을 가진 3-25세 환자들로, 미국에선 매년 수백 명 진단된다. 이들 환자는 생존율이 낮은데 T세포 치료법을 한 차례 시행했는데도 많은 환자에서 암세포가 줄어들거나 일부는 치료되기도 했다.
y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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