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 "현안점검 회의서 언론 동향 파악 및 대응 집중 논의"
육참 차장, 선제대응 미비 지적 및 유가족 관리 강조
軍, "대책 회의 관련 사실 관계 파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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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영 기자] 최근 발생한 육군 22사단(사단장 김정수 소장) 소속 고(故) 고필주(21) 일병의 자살 사건과 관련, 군이 진상규명 보다는 언론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여론 동향 파악과 관련 대책 세우기에 급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4일 군인권센터(소장 임태훈)에 따르면 군은 사건 발생 이틀 뒤인 지난 21일 오전 육군 참모차장실에서 ‘현안 업무 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센터 측은 “언론 및 SNS 동향을 파악한 결과 해당 사건이 육군의 이미지 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며 “회의 내용 역시 언론 동향 파악 및 대응, 유가족 통제에 관한 것으로 센터 측의 폭로를 사전에 막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을 주로 담고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회의를 주재한 정연봉 육군참모차장은 이 자리에서 △사전에 이슈화 될 소지가 다분했음에도 언론 동향을 확인하지 않고 선제 대응하지 못한 점은 잘못이다 △공보 대응 측면 문제가 없었는지 확인하고 유가족 관리 철저히 해야 한다 등의 사항을 강조했다는 게 센터 측 주장이다.
센터는 “사건 발생에 대한 반성과 유가족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 재발 방지 대책 발표, 엄정 수사 등에 관한 내용은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며 “육군의 관심사는 오로지 사건으로 인한 여론 악화를 무마시키는 데 집중돼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방 개혁의 걸림돌인 사건 관련 육군 참모들을 모두 보직해임하고 군 기강의 근본부터 다시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육군 측은 이같은 주장에 대해 “대책 회의 내용과 관련해 현재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라며 “논의 후 공식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고 일병이 재학 중이던 홍익대는 이날 오전 ‘추모 및 군 내 가혹 행위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한 조사와 함께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홍익대 총학생회는 “22사단과 국방부는 가해자를 즉각 구속해 엄벌하고 명백히 진상을 밝혀야 할 것”이라며 “(사단장)김정수 소장 등 책임자들을 파면하고 고인에 대한 예의를 갖추고 순직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학과 교수진들도 성명을 내고 진상 규명 및 고 일병의 자필 기록과 메모 등 수사 자료의 투명한 공개 등을 요청했다.
지난 4월 부대에 전입한 고 일병은 지난 19일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으로 외진을 나갔다 투신해 숨졌다.
센터 측은 “전입 이후 병장 1명과 상병 2명 등 선임병 3명에게 지속적으로 폭언과 욕설, 폭행에 시달렸다”며 “참다 못한 고 일병이 지난 14일 부소대장과 면담을 해 피해 사실을 보고하자 부대는 ‘배려 병사’로 지정한 뒤 일반전초(GOP) 투입에서 배제했지만 면담 후 5일이 지나도록 가해 병사들과 분리시키지 않았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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