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대표회의는 24일 오전 10시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법관 94명이 참석한 가운데 2회 법관대표회의를 개최했다. 양 대법원장이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 추가 조사를 거부한 것에 대해 “대법원장님이 우리 사법부의 마지막 자정 의지와 노력을 꺾어 버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지난 20일 사직서를 낸 최한돈 인천지법 부장판사(현안조사 소위원회 위원장)도 이날 회의에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양 대법원장의 추가 조사 거부, 사법행정권 남용에 대한 책임 규명 요구, 사법행정권 남용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법관대표회의 상설화, 사법행정 관련 기록물의 생산·관리, 법원 내부통신망 게시판 운영방식, 개헌 관련 등 안건을 토론한다.
최 부장판사의 사직서 제출이 최 부장판사 본인에 귀책사유가 있는 것이 아닌 만큼 대법원이 이를 수리하면 안된다는 취지의 안건도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법원 일각에선 법관대표회의에서 ‘국회 국정조사 추진’을 의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법관대표회의 안건으로 올리려면 대표 판사 5명이 동의해야 해 안건으로 상정될지는 미지수다.
2회 법관대표회의는 대표 판사 외의 판사들도 참석할 수 있게 했다. 법관대표회의 공보담당 간사인 송승용 수원지법 부장판사는 “이번 회의는 판사들에게 사전에 방청 신청을 받아 신청자들이 연가를 내고 회의에 참석할 수 있게 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9일 열린 1회 회의가 일부 판사들을 중심으로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등 절차적 문제제기가 나오자 대표 판사로 제한한 회의 참석자를 모든 판사에게 개방한 것이다.
법관대표회의는 1회 회의 때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추가 조사를 의결했지만 같은달 28일 양 대법원장은 법관의 컴퓨터를 조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이를 거부했다.
재차 법관대표회의 의장인 이성복 수원지법 부장판사가 지난 5일 유감을 표명하며 양 대법원장에 입장 변화를 촉구했지만 양 대법원장이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후 지난 20일 최한돈 부장판사가 사표를 냈다.
이날까지 마감인 차성안 전주지법 군산지원 판사의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관심을 청원합니다’ 글에는 5만7000명 넘게 서명했다.
설민수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 5명은 사전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이날 회의에 나오지 않았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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