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무허가 배양해 유통…개당 100만∼200만원 받고 팔아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질병치료·의학연구에 쓰라고 산모가 기증한 제대혈(탯줄혈액)을 불법시술에 사용한 의사와 업자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이철희 부장검사)는 제대혈 줄기세포를 불법으로 유통하거나 환자들에게 이식한 혐의(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제대혈관리및연구에관한법 위반)로 제대혈은행 전 대표 A(63)씨 등 줄기세포 업체 관계자 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4일 밝혔다.
검찰은 또 이들 업체로부터 줄기세포를 제공받아 불법시술을 한 병원장을 포함해 의사 4명을 함께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된 의사들은 자신이 소속 병원이 '제대혈 이식 지정 의료기관'이 아닌데도 2009년부터 2014년까지 무릎관절, 하반신마비, 치매 등을 치료한다는 목적으로 환자들에게 제대혈 줄기세포를 이식한 혐의를 받는다. 항노화 치료를 명목으로 미용시술을 한 경우도 있었다.
시술 병원에는 강남의 유명 성형외과를 비롯해 여성전문병원, 신경외과 등이 포함돼 있었다.
서울 강남의 한 호텔 건물에 입주해 있는 의원에서는 환자들에게 16회에 걸쳐 줄기세포를 이식한 대가로 총 6천560만원을 받았다. 시술 1회당 400만원을 웃도는 가격이다.
제대혈은행 전 대표 한씨는 2009∼2011년 무허가로 배양한 줄기세포 유닛 1천429개를 포함해 총 2천643개를 1개당 100만∼200만원을 받고 유통업자와 병원 등에 공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대혈은 '제대(탯줄) 속에 흐르는 혈액'이다. 임신부가 신생아를 분만할 때 분리된 탯줄이나 태반에 들어 있다. 제대혈에서 분리한 뒤 배양해 만든 줄기세포는 난치병 치료에 쓰일 목적으로 현재까지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정부는 2011년 7월 시행된 제대혈 관리 및 연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정 의료기관에서만 이식 치료를 허가했다. 이 법은 지정 의료기관 외에 제대혈을 사고파는 것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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