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고 습한 남서풍 유입되며 ‘적란운’이 비 키워
-오는 29일 중부지방에 마지막 장맛비 예고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주말 중부지방에 다시 물폭탄이 쏟아졌다. 서울에만 지난 주말 사이 133.5㎜의 장맛비가 쏟아지며 중부지방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주말마다 반복되는 장마 피해에 기상청은 오는 주말에도 중부지방에 다시 장마전선이 형성된다고 예보했다.
24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3일 서울 지역의 일일 누적 강수량은 133.5㎜에 달했다. 고양에 155㎜, 인천에도 110㎜가 넘는 강수량을 기록하는 등 수도권 지역에 강한 비가 쏟아지며 비 피해도 속출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3일 서울 지역의 일일 누적 강수량은 133.5㎜에 달했다. 고양에 155㎜, 인천에도 110㎜가 넘는 강수량을 기록하는 등 수도권 지역에 강한 비가 쏟아지며 비 피해도 속출했다. [사진=헤럴드경제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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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께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 다세대주택 반지하 방에서 이모(95)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인천 지역에 110.5㎜의 비가 내린 이날, 이 씨의 방은 허리 높이까지 흙탕물이 차올랐다. 80대 부인이 이웃집에 도움을 요청하러 간 사이 현관문이 수압 때문에 열리지 않을 정도로 물이 들이쳤고, 혼자 남아있던 이 씨는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오후에는 강원 화천군에서 50대 여성이 불어난 계곡물에 휩쓸려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재산피해도 잇따랐다. 이날 수도권 지역에서 장맛비로 침수된 주택은 594채에 달했고, 상가 21동, 도로 9곳도 침수 피해를 입었다. 거센 비에 경기 시흥과 광명에서는 14만6000여 가구가 정전으로 불편을 겪었다. 경기 포천에서는 캠핑장 앞 다리가 빗물에 침수되며 야영객 100여명이 한때 고립됐다 구조되기도 했다.
때아닌 물폭탄은 기상청의 예보를 벗어날 정도로 많은 비를 내렸다.
기상청은 지난 21일 예보에서 지난 22일과 23일 사이에 경기북동부와 강원 지역을 중심으로 30~80㎜(강원도 일부 지역은 12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22일 오후 예보에서는 23일 인천의 강수확률을 ‘오전 30%ㆍ오후 20%’로 내다보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 지역에 예보와 달리 100㎜가 넘는 장맛비가 쏟아지면서 미처 대비하지 못한 가구는 침수 피해를 겪어야 했다.
이날 수도권에 내린 물폭탄의 원인은 장마전선과 맞물린 ‘적란운’이 좁은 지역에 강한 비를 내렸기 때문이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지난 주말 내린 비는 장마전선이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고온다습한 공기가 남서풍을 타고 지상에 유입됐기 때문”이라며 “상층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공기와 고온다습한 지상 공기가 수도권 상공에서 만나며 강한 대기 불안정을 야기했다”고 설명했다. 반 센터장은 “적란운으로 불리는 구름이 강한 대기 불안정 탓에 형성되며 좁은 지역에 강한 비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난 주말 물폭탄을 내린 장마전선은 오는 주말에 다시 중부지방에 돌아와 많은 비를 뿌릴 예정이다. 기상청은 “장마전선이 다시 영향을 미치며 중부지방에 온종일 장맛비를 내릴 전망”이라며 “오는 29일 비를 끝으로 장마는 물러가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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