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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코스피 2500 앞둔 호황에도 인력 줄이는 증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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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악화 우려와 합종연횡 여파…과거 공격적 인력 확충과 대조적]

머니투데이

증시 활황에도 증권사들의 고용상황이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21일 코스피가 사상 처음 2450선을 돌파하며 고공행진 중이지만 수익성 악화 우려와 합병, 매각 등 합종연횡 여파로 임직원 숫자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은 상반기 들어 본사와 영업점 인력이 꾸준히 감소했다. 특히 대규모 인력이 배치된 초대형점포의 인력 이탈이 늘고 있다.

초대형점포는 인력 규모 100~200명 이상으로 20~30명 수준인 일반지점에 비해 휠씬 큰 복합점포다. 메리츠종금증권은 거점지역에 초대형점포 하나만 운영하는 전략에 따라 현재 서울과 대구, 부산 등에 7개 초대형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인력 감축은 그동안 공격적인 인력 확충 전략과 대조를 보인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014년부터 새로운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 2013년 말 900명 수준이던 임직원 수를 지난해 말 1500명까지 늘렸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최근 고객 유치를 위한 주식거래 수수료 무료 제공 등 과당 경쟁 여파로 증권사들의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고 있어 인력충원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도 지난해 말 합병 후 인력이 줄고 있다. 옛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 통합 증권사로 출범한 뒤 올 들어 인력이 200명 가량 줄었다. 올 상반기 신입과 경력 직원 100명을 새로 채용했지만 중복점포 통폐합과 업무조정 과정에서 직원들의 자연감소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NH투자증권은 여전히 합병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2014년 말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 통합 증권사로 출범한 후 현재까지 신입 공채를 실시하지 않았고 지난해 150명 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해 인력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다.

노사합의에 따라 하반기 소규모 신입 공채를 실시할 예정이지만 경력직 채용을 사실상 중단한데다 자연감소 여파로 인력이 크게 늘지 않을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중소형사들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대다수 업체들이 신입 충원을 하지 않는 것은 물론 인력 줄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5월 52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임직원을 750여명 수준으로 줄였다.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대형사가 수익성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인력 채용을 꺼린다면 중소형사는 초대형IB(투자은행) 제도 도입 등 정책적 지원이 대형사에 집중되면서 생존을 위해 인력을 감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 하반기 SK증권과 하이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의 매각 작업이 본격화되면 증권업계의 인력감축 바람이 더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정훈 기자 repo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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