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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재계 女風②]여성임원 비중 세계 최저 수준…여전히 견고한 유리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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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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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민수 기자]여성들의 사회진출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지만 한국사회에서의 유리천장은 여전히 두꺼운 게 사실이다. 여성 임원 비율은 여전히 세계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고 그나마도 오너 일가를 제외하면 손에 꼽을 만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여성기업이사협회(Corporate Women Directors International)가 발표한 ‘2017 아시아·태평양 지역 여성 이사회 임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주요 상장사 이사회 여성 임원 비율은 2.4%로 아태 지역 20개국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태 지역은 대륙별 조사에서 북유럽(35.6%)과 서유럽(23.6%), 미국·캐나다(20.9%), 동유럽(15.5%), 아프리카(14.4%)보다 여성 임원 비율이 낮은 곳으로 분류된다. 여기서도 한국은 대만(7.7%)과 일본(6.9%)은 물론 파키스탄(5.5%), 브루나이(4.8%)와도 큰 격차를 보이면서 압도적인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기업으로 분류되는 대기업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올해 초 상위 30대그룹 승진자 가운데 여성 임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임원 승진자 1517명 가운데 37명으로 2.4%에 그쳤다.

계열사 특성상 여성의 비중이 높은 신세계가 10.2%에 달했고 CJ와 현대백화점이 각각 5.7%, 5.0%를 기록했을 뿐 나머지 대기업들은 대부분 여성임원 승진자 비율이 3%대 이하에 머물렀다. 포스코, 현대중공업, LS, 금호아시아, 대우건설, 한국타이어는 단 한 명의 여성임원 승진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이처럼 여성 임원들의 비중이 적은 것은 여성들이 업무에 집중할 만한 환경이 마련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사회가 육아에 대한 부담을 해소시켜 주지 못하면서 대부분의 여성들은 결혼 또는 출산과 동시에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퇴사의 압박을 받는다.

이는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할수록 높은 평가를 받는 한국 특유의 조직문화와도 관련이 있다. 장시간 노동에 대한 부담으로 남성 대신 여성이 집안일을 전담하는 경우가 많은데도 마치 여성의 업무 성과가 남성보다 떨어진다는 잘못된 선입견이 유리천장을 더욱 견고하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세계 최저 수준에 머무르는 여성들의 임원비중을 늘리기 위해서라도 의무할당제 등 강제성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당장 지난 5월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 시절 정부 내각 내 여성 비율을 30% 수준에 맞추겠다고 공약한 후 1기 내각 인선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은경 환경부 장관,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등을 임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재계 관계자는 “재계에서도 여성들의 비중을 늘리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대부분 오너 일가에 집중되는 게 사실”이라며 “성별에 관계없이 업무능력에 따라 평가하면 된다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김민수 기자 h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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