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투데이 이상학 기자 = 지난 19일 손모씨(22)가 서울 중구 골목길에서 술에 취한 채 자신의 여자친구를 손과 발로 마구 폭행한 뒤 도주한 혐의(특수폭행)로 체포됐다. 손씨는 주변 시민들이 말리자 빌려뒀던 1톤 트럭을 몰고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 손씨는 검거 당시 면허취소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165%를 기록했다. 손씨는 경찰 조사에서 여자친구가 자주 욕설을 해서 이 문제로 다투다가 술김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인 간의 말다툼에서 비롯되는 ‘데이트 폭력’과 이로 인한 인명 살상 등 피해가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기 쉽지 않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데이트 폭력은 남녀 개인 간의 일인데다 추후 보복 등을 걱정해 신고를 꺼리거나 단순한 사랑 싸움이라고 생각해 쉽게 용서해주는 경우가 많아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데이트 폭력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 법에 의한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설명한다. 갈등이 생길 경우 폭력보다 대화를 통해 푸는 인식과 태도를 어릴 때부터 심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20일 경찰청에 따르면 데이트 폭력으로 입건된 사건은 2014년 6675건, 2015년 7692건, 지난해 8367건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와 관련 서울 시내 일선 지구대의 한 경찰관은 “사회가 복잡해지고 남녀 구분없이 자기 주장이 강해지면서 연인 간의 갈등과 이에 따른 폭력 사건도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경찰관은 이어 “하지만 피해자가 겉보기에 심각한 폭행을 당했더라도 경찰서까지 오는 과정에서 서로 화해를 해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아울러 데이트 폭력은 대부분 단둘이 있을 때 발생해 여성이 일방적으로 당하는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곽대경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연인이면 전화번호, 집 주소 등 상대 정보를 많이 알고 있어 신고하면 보복을 완전히 피하기 쉽지 않다”며 “가정폭력의 경우 법에 따라 서로 접근금지를 할 수 있는데 교제 중인 남녀 사이에도 이런 법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처벌 강화도 하나의 방안이지만 처벌을 한다고 능사가 아니다”라며 “갈등을 폭력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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