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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친박’ 이승훈 가스공사 사장 사표…공공기관장 물갈이 ‘도미노’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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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도로공사·적십자사 등 ‘친박’ 기관장 줄줄이 사의

이른바 ‘친박’ 출신 공공기관장인 이승훈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사표를 냈다. 앞서 한국도로공사와 대한적십자사 등 박근혜 정부 핵심인사의 공공기관장 사퇴가 이어지면서, 그동안 더디던 문재인 정부의 공공기관장 임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이 사장이 1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사표를 제출했으며 사표 수리 절차가 곧 끝날 것이라고 알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 출신인 이 사장은 서울대 교수(경제학)로 있으면서 박근혜 정부 출범 전부터 친박 인사가 모여 만든 싱크탱크인 ‘안민정책포럼’을 이끌어왔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2013년부터 국무총리실 녹색성장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으며, 2015년 6월부터 가스공사 사장으로 근무해왔다. 공공기관장은 법적으로 3년 임기를 보장 받지만, 이 사장은 임기를 11개월 남기고 사퇴했다.

가스공사 내부에서는 이 사장이 사퇴한 가장 큰 이유로 경영악화를 꼽았다. ‘친박’ 공공기관장이라는 시선과 함께 노동계로부터 퇴진 압력을 받아온 점도 부담이 컸다는 것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노동조합 동의 없이 ‘성과연봉제’를 도입했하고,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D등급을 받는 등 부담을 받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가스공사는 이명박 정부 시절 해외자원개발사업에 뛰어들어 큰 손실을 봤는데, 이 사장의 재임 기간을 포함해 최근 3년 내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D등급을 받아왔다. 특히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공공부문 노조가 18일 이 사장 등 박근혜 정부의 ‘낙하산’ 인사이면서 성과연봉제를 불법 강행한 공공기관장 10명을 ‘적폐기관장’이라고 규정하고 사퇴를 요구하면서 큰 압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친박’ 공공기관장의 퇴진이 본격적으로 이루지면서 인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의 사의에 앞서 박근혜 캠프에서 유세지원단장을 맡았던 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이었던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도 최근 임기를 남긴 채 공공기관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문재인 정부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처럼 공공기관장으로부터 일괄 사표를 받지 않았다. 그 대신 임기가 끝난 기관장을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임명을 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공공기관장의 비위 여부도 인사의 변수다. 박기동 가스안전공사 사장은 지난 4월 감사원으로부터 채용 관련 비리 혐의가 적발돼 검찰에 고발당한 상태다. 청주지검 충주지청은 20일 충북 충주시에 있는 한국가스안전공사 본사 인사부서를 수색해 문서와 피시자료 등을 압수했다. 가스안전공사 공채 1기인 박 사장은 내부승진으로 첫 사장에 올랐다. 임기는 오는 12월 초까지다.

김성환 조계완 기자, 청주/오윤주 기자 hwa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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