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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코스피 60조 팔아치운 개미, '랠리' 올라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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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코스피 시장에서 10년 가까이 순매도세를 보여왔던 개인 투자자들이 최근 랠리 훈풍을 타고 ‘사자’ 행렬에 동참할지 주목된다. 당분간 단기적인 매수세는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의 수혜가 기대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은 지난달 1조2768억원을 순매수해 2015년 7월 이후 가장 큰 금액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도 코스피가 최초로 장중 2400을 돌파한 지난 12일까지 2176억원 규모의 순매수를 이어갔으나 이후 3거래일동안 순매도세로 돌아서 18일까지 941억원 순매도로 집계된다.

지난 2월과 5월에 각각 1조7021억원, 1조9315억원씩 순매도세를 보였고 다른 달에도 수천억원씩 순매도했던 흐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18일에는 610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개인은 2008년에 2조8300억원가량 순매수한 이후에 올해까지 9년째 매년 순매도를 유지해왔다. 2008년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코스피가 1000 아래로 곤두박질쳤던 해다. 이후 지수가 오르긴 했으나 지리한 박스권 장세로 이어지면서 개인의 관심이 줄어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2002년 이후 개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60조원 이상 순매도했다.

최근 코스피를 이끌고 있는 투자주체는 단연 외국인이다. 올해 들어 10조원 이상 순매수했다. 8조8000억원가량 순매도한 기관과도 극명하게 대비된다. 개인이 가세해준다면 수급 측면에서 코스피는 더욱 날개를 달 수 있다.

투자 여력은 커지고 있다. 지난달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국민대차대조표’를 보면, 총자산 기준으로 비금융자산 비중은 2008년 70.2%에 이르렀으나 2011년 66.8%, 지난해 62.8%까지 낮아졌다. 부동산에 묶인 자금 규모가 점차 낮아진다는 의미여서 주식시장으로 갈 수 있는 돈이 상대적으로 많아진 셈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한국은행이 집계한 단기 부동자금은 1010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 중 증시 주변 부동자금은 지난 5월 300조원에 육박해 5개월만에 12.4%가량 늘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실질고객예탁금은 지난해 말에 비해 3조원이 순유입됐다”면서 “주식시장 강세에 따른 전형적인 단기 ‘스마트 머니’”라고 전했다.

실질고객예탁금은 전체 고객예탁금에서 개인 순매수 금액과 미수금, 신용잔고 증가분을 뺀 것으로 증시에 새로 들어온 돈이 얼마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유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아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 유입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 머니 유입 규모가 정점에 도달하지 않은 듯 하다”고 했다.

실질고객예탁금과 각 지수의 상관관계를 보면 대형주와 중형주에 비해 소형주가 더 민감도를 보인다. 단기성 개인 투자자금이 본격적으로 움직이면 소형주 강세에 일조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업종별로는 코스피의 경우 화학, 전기·전자, 의약품·의료정밀, 보험, 운수장비 등 순으로 실질고객예탁금과 시세의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민감형 중소형주가 긍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의약품·의료정밀 업종의 경우 이 산업의 높은 성장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개인의 순매수세 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유 연구원은 “불확실성으로 인한 대기자금은 매우 풍부하지만 개인들이 대대적으로 주식을 늘리는 포트폴리오의 변경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면서 “해외 재간접펀드와 부동산펀드 등 국내 자금의 해외투자로 분산이 이제 초기라는 점은 국내 주식 투자 확대에 또 다른 암초”라고 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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