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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글로벌 Top100 유망 스타트업 70%, 한국 오면 '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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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생태계 질적 성장 부족…100대 스타트업 중 韓 출신은 단 1곳]

머니투데이

세계 유망 스타트업들이 한국 시장에 진출할 경우 71% 가량이 불법 사업자로 전락할 수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우리나라의 갖가지 규제 장벽이 스타트업들의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산나눔재단과 구글 캠퍼스서울이 13일 발표한 ‘스타트업코리아!’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투자받은 스타트업 중 누적 투자액 상위 100대 스타트업들의 국적은 미국(56개), 중국(24개), 영국(6개), 독일(3개), 기타(11) 순으로 조사됐다. 한국기업은 포함되지 않았다. 문제는 누적 투자액 상위 100대 업체의 사업모델을 한국 시장에 적용할 경우 71.3%가 규제에 저촉돼 서비스가 불가능하거나 조건부로 가능하다는 점이다. 상위 100대 기업 중 우버와 에어비앤비 등 13개 기업의 사업모델은 국내에서 아예 서비스가 불가능하고, 44개 기업 사업모델은 조건부로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 보고서는 “규제를 개선하지 않고 글로벌 혁신을 선도할 기업 출현을 기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특히 금융,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헬스케어 관련 서비스는 글로벌 혁신 경쟁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시급하게 규제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한국 스타트업 수는 총 9만6000여개. 2011년(6만5000개)과 비교할 경우 47.7%나 늘었다. 그러나 세계 기업가 정신 지수는 여전히 27위에 머물렀다. 양적 성장은 이뤘지만 질적인 면에서 뒤처지고 있음을 시사해주고 있다.

보고서는 “뉴욕거래소와 나스닥의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은 최근 10년 동안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의 젊은 IT 기업이 정상에 오르며 평균 업력이 14년 젊어졌다”며 “같은 기간 한국거래소 상위 10개 업체는 15년의 나이를 더 먹었다”고 꼬집었다. 산업구조가 격변한 10년 동안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민간자본 투자 활성화 △데이터 인프라 확대 △규제 완화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경숙 아산나눔재단 이사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했지만 한국 스타트업은 글로벌 혁신 경쟁에서 밀리고 있으며, 이는 곧 대한민국이 위기라는 것을 방증한다”며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도 정책 개선을 고민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해인 기자 hil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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