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장중 2400선을 돌파한 29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케이이비(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코스피 지수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이날 종가는 2395.66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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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에 종합주가지수가 만들어진 이후 여섯 번의 큰 상승이 있었다. 세 번은 대세 상승으로 발전했지만, 나머지 세 번은 전 고점을 회복하는 데 그쳤다. 상승은 한 번에 끝나지 않고 전진과 휴식을 반복하면서 2~3단계에 걸쳐 이루어졌다. 각 단계의 상승률과 지속기간은 전체 상승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시장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는 주가를 통해 드러나게 되는데, 에너지가 강할수록 상승 폭이 크고 존속기간이 길기 때문이다.
첫 번째 대세 상승기인 1975년에는 1차 상승이 1년간 계속됐다. 상승 폭이 30%로 기간에 비해 크지 않았는데, 시장 에너지가 약해서 인지 전체 상승도 3년 반 동안 106% 오르는 데 그쳤다. 1985년 두 번째 대세 상승은 1차 상승이 9개월이란 짧은 시간에 그쳤음에도 불구하고 상승률이 94.3%에 달할 정도로 강했다. PER(주가 순이익 배율)이 3~4배로 낮은 수준인 데다 3저 호황이 합쳐진 결과였다. 시장에 에너지가 넘쳤던 만큼 전체 상승은 4년간 4.5배에 달할 정도로 강했다. 세 번째 대세 상승인 2003년에는 1차 상승이 11개월간 이어졌는데, 상승률은 65%였다.
주가 상승이 시작되고 8개월이 지났다. 별다른 하락이 없었던 만큼 지금도 1차 상승이 진행 중에 있다고 보는 게 맞다. 상승률이 21%를 기록하고 있는데 앞의 세 번의 대세 상승은 물론, 대세 상승으로 발전하지 못했던 나머지 경우보다도 낮다. 후자의 경우도 1차 상승은 9개월 동안 평균 81%가 오를 정도로 강하게 진행됐었다. 주가가 얼마나 더 오른 후 1차 상승을 마무리할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진행 상황을 보면 시장 에너지가 과거보다 못한 것 같다.
주가가 강하게 오르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둘이다. 우선 과거에는 상승 직전에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반면 이번에는 6년 넘게 옆걸음을 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바닥이 낮아 첫 번째 상승이 크게 이루어진 반면, 번에는 바닥이 높아 상승 폭이 크지 않은 것이다. 두 번째는 경제 구조의 차이다. 과거에는 경기의 진폭이 커 불황기에서 회복기로 넘어올 때 성장률이 급등한 반면, 지금은 침체와 회복 사이에 성장률 격차가 1%포인트가 되지 않아 변화를 느끼기 힘들다. 성장률 변화가 크지 않은 만큼 주가 상승도 작을 수밖에 없는데, 2000년 이후 1차 상승 폭이 계속 낮아지고 있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구조상 주가가 급등하기 힘들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현재 상승률은 너무 낮다. 경제와 주식시장이 선진국형으로 바뀌면서, 주가가 짧고 강하게 움직이기보다 조금씩 오래 오르는 형태로 변한 때문으로 이해하고 싶다. 그게 아니라면 이번 상승은 에너지가 약해 오래 지속되기 힘들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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