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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韓 스타트업, 양적 성장만 성공…질적 성장은 여전히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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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들이 양적 성장에는 성공했지만 민간 자본 투자, 데이터 인프라와 같은 질적 성장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정부의 개방형 규제 제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아산나눔재단과 구글 캠퍼스 서울은 1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스타트업코리아!'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는 한국 스타트업이 글로벌 혁신 경쟁에서 도태되고 있는 실태 및 현황, 그리고 그 원인이 되는 다양한 요인을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해 △신규 사업모델의 시장 진입환경 개선 △양질의 데이터에 대한 접근성 확대 △벤처투자 시장 선진화 △우수 인력의 창업도전 문화 형성 등 다양한 방면에서의 변화 방향성을 제안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스타트업은 2011년 6만5000개의 법인이 신설됐던 것에 비해 2016년에는 9만6000개로 증가하는 등 몇년새 양적으로 급속히 팽창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 기업가정신 지수가 여전히 세계 27위에 머물고 있고 민간 자본 투자, 데이터 인프라, 창업 문화 등 질적인 측면에서의 성장이 필요한 시기라고 평가했다.

파이낸셜뉴스

스타트업코리아! 보고서 인포그래픽.

보고서에서는 한국의 스타트업이 앞으로 글로벌 혁신 경쟁에서 살아남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개방형 규제 체제로의 점진적 전환을 통한 진입 장벽 제거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기다 정보통신기술(ICT) 시대의 핵심 자원이라고 할 수 있는 양질의 데이터에 대한 활용성 증대와 개인정보 관련 규제 완화를 통한 균형있는 접근성 확대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스타트업 성장에 한축을 담당하는 투자자 환경 개선에 대한 방향성도 언급됐다. 국내 벤처투자 시장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벤처캐피털 신규 투자금액 규모가 글로벌 5위를 기록할 정도로 양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정책 자금에 대한 의존도가 40% 이상으로 민간 투자자들의 참여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투자회수의 경우에도 인수합병(M&A)이 활발한 해외에 비해 국내는 거의 기업공개(IPO)에만 의존하고 있다. 통상 IPO까지 평균 13년 이상 소요되는 상황으로 인해 대부분 장외 매각이나 상환 등의 회수 방식에 집중해 투자금의 선순환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츠(CBInsights)가 지난해 초 선정한 세계 100대 스타트업 가운데 한국 업체는 단 1곳도 없었다. 미국이 56개, 중국이 24개로 양국이 전체의 80%를 차지했다. 특히 이어한 스타트업은 한국에서 애초에 창업도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간 누적 투자액 상위 100개 스타트업 중 70%(투자액 기준)가 넘는 사업모델이 국내법상 규제 대상으로 집계됐다.

이경숙 아산나눔재단 이사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했지만 한국 스타트업은 글로벌 혁신 경쟁에서 밀리고 있으며, 이는 곧 대한민국이 위기라는 것을 방증한다"며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양적성장에서 질적성장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도 정책 개선을 고민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정민 구글 캠퍼스 서울 총괄은 "아산나눔재단과 캠퍼스 서울이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가 향후 스타트업 정책을 설계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이를 통해 한국의 스타트업들이 다양한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서비스를 내놓고, 글로벌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한국의 스타트업들에 관심을 갖는 스타트업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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