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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삼성전자, 음성인식 스타트업 ‘조용한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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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가 5,000만달러 미만 추정

AI 비서 빅스비 성능 강화 포석
한국일보

갤럭시S8으로 인공지능 비서 '빅스비'를 실행한 모습.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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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음성인식 기술을 보유한 그리스 신생벤처기업(스타트업)을 ‘조용히’ 인수했다. 인공지능(AI) 비서 ‘빅스비’의 성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12일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 등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주 그리스 스타트업 ‘이노틱스’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데 합의했다. 이노틱스는 발화자의 음성을 인식해 그 사람의 목소리로 글을 읽을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음성으로 말한 것을 글자로 변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노틱스 직원 수는 10명이 채 안 된다. 인수 금액은 비공개지만 5,000만달러(약 572억원)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노틱스 인수를 외부에 알리지 않고 조심스럽게 진행했으나 현지 언론이 인수합병(M&A) 성사 사실을 공개하며 알려졌다. 이번 인수는 그리스 스타트업 M&A 사상 손꼽히는 규모라고 테크크런치는 전했다.

IT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노틱스의 기술을 빅스비에 접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빅스비의 핵심인 음성 인식 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활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3월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과 함께 첫선을 보인 빅스비는 아직도 한국어만 가능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당초 5월 영어, 6월 중국어판을 순차적으로 내놓겠다고 밝혔으나 출시 일정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IT 매체 더 버지는 “삼성전자가 빅스비가 학습할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며 “한국 본사와 미국 개발자들 간 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것도 외국어판 출시가 지연되고 있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서비스 품질을 끌어올리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지난달 21일부터 미국에서 빅스비 사전 체험을 시작, 이용자들의 반응을 토대로 서비스를 가다듬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약 9조원을 투입한 하만 인수를 포함해 인수금액 1,000억원 이상의 M&A만 6건을 성사시킨 삼성전자는 총수 구속의 영향으로 올 들어 대형 M&A 소식을 한 건도 전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부족한 부분을 그때그때 외부에서 수혈하고 있긴 하지만 모두 규모가 작아 외부에 공개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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