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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2017 SAFF] 재벌기업 영향력 한국 95%·영국 10%…中企·스타트업 성장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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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국의 재벌, 개선할 점은 무엇인가'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7 서울아시아금융포럼(SAFF)'에서는 '기업지배구조, 규제 및 한국 경제의 국제경쟁력에 대한 재벌의 영향력'을 주제로 아시아민간금융규제위원회(ASFRC)의 패널토론도 진행됐다.

마틴 영(Martin Young) ASFRC 회장은 "한국은 재벌기업이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데 영향력을 수치화하면 한국 95%, 홍콩 75%, 유럽은 17%, 영국 10%"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 투자가들은 기업가들 간의 결탁이나 관료주의, 불공정한 비즈니스 관행, 최적화되지 못한 기업의 자원배분 때문에 한국의 투자가 어렵다고 평가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재벌 기업들이 한국의 경제 성장을 주도하면서 글로벌 브랜드를 만들어 내는 등 한국의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신산업의 성장과 스타트업ㆍ중소기업의 성장에는 오히려 재벌 대기업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캘록 챤(Kalok Chan) 홍콩 중문대학교 경영대학 학장은 "홍콩ㆍ대만ㆍ싱가포르ㆍ한국을 네 마리용이라 불렀고 한국의 기적적인 경제성장에 대해 세계 여러 학자들이 많이 얘기를 하고 연구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상당한 자원을 독점하고 있는 재벌 거대 기업이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성장 및 신산업 발전에 장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세경 건국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국내 43개의 재벌 기업들이 있고 재벌가족이 거의 좌우하고 있다고 한다"고 언급했다. 오 교수는 "재벌 소유주들의 마인드, 즉 마음가짐이 바뀌어야 한다"면서 "재벌 가족들은 자회사들이 다 내 회사라고 생각하는데 실제 그들의 지분은 4.3%밖에 안 되고 나머지 95%는 소액주주들이나 기관투자자들이 가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토구오 이와이사코(Tokuo Iwaisako) 일본 히토츠바시대학교 경제학 교수는 "최근 한국 상황은 일본이 지난 20년 겪었던 상황과 상당히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습관은 버리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수차례 주주회의에서 주로 은퇴했던 기업경영인들이 계속해서 조언해주고 여기서 나오는 조언 자체가 너무 깊게 뿌리를 잡고 있다"면서 "과거 일본이 높은 성장을 거뒀던 시절이 있었기에 옛 사람들의 조언을 저버리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그 조언에 따른 결과 일본은 지난 20년간 저성장을 겪었다"면서 "한국은 일본과 같은 실수를 겪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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