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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김기춘 "용기있는 판결 선고하길" 결백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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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최후변론서 결백 주장…조윤선 전 장관도 억울함 호소]

머니투데이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왼쪽)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문화계 블랙리스트'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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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78)이 "용기있는 판결을 선고해달라"며 최후진술에서도 결백을 주장했다.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1)도 "블랙리스트의 주범으로 책임을 지라는 특검 주장은 참기 힘들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 전 실장은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 심리로 열린 블랙리스트 사건의 결심공판에서 "(블랙리스트) 명단을 문체부에 내려보내 집행하도록 지시하거나 집행하는 상황을 보고받은 일도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실장은 "'문제단체 조치내역'이라는 문건도 특검 조사 때 처음 봤다"며 "재임 중에는 보고받은 일이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블랙리스트 적용에 소극적인 문체부 1급 공무원들의 사직을 강요한 혐의, 국회에서 블랙리스트에 대해 전혀 모르는 것처럼 위증한 혐의도 모두 부인했다. 김 전 실장은 "당사자들에게 강요한 일이 없다"며 "저도 장관직의 경험이 있지만 비서실장이 이유없이 사표를 받으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이 법정에서 진술을 들어 보니 옥석을 가려서 실체적 진실을 가려내는 작업이 얼마나 힘든지를 몸소 보고 느꼈다"며 "재판부가 진실과 허위를 잘 분별하고 법리에 충실한, 용기있는 판결을 선고하길 호소한다"고 진술했다.

조 전 장관도 눈물로 결백을 주장했다. 조 전 장관은 "저는 장관으로 첫 출근을 하는 날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많았다'며 "그런데 국정농단 사건이 터졌고, 문체부에 가서 한 것은 각종 의혹에 대해 대변하고 그 뒷처리를 하느라 급급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탄핵당한 정부에서 주요 직책을 가진 사람이 감당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잘 견뎌왔다"며 "하지만 제가 블랙리스트 주범이니 책임을 지라는 특검의 주장은 참기 힘들다"고 항변했다.

조 전 장관은 "힘든 것은 이 사건이 다 끝난 뒤에도 남을 블랙리스트 주범이라는 낙인"이라며 "앞으로 남은 인생도 문화예술인을 사랑하는 애호가로 살아가고 싶다"고 울먹였다.

함께 기소된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57)도 "교문수석으로 내정됐을 때 진보라는 이름으로, '종북좌파'라는 이름으로 낙인 찍혔다"며 "대통령과 국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있었는데 제게 찍힌 낙인이었던 '종북좌파'를 제가 차별했다고 하니 뭐라 말할 수 없다"고 심경을 밝혔다.

김 전 수석은 "지난 수개월 간 국정농단 사건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지켜보면서 대통령을 잘못 모신 것에 대한 죄송함을 국민께 금할 수 없었다"며 "이미 학문적으로 사형선고를 받아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괴롭다"고 토로했다.

김소영 전 문화체육비서관은 "속죄하는 마음으로 반성하고 있다"며 "제가 얼마나 잘못 살았는지 스스로 반성할 수 있게 해준, 힘들었지만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재판부는 오는 27일 오후 2시10분에 이들에 대한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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