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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블랙리스트'연루자 구형날…도종환 장관·연극인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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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문체부 장관 "또 다른 '블랙리스트'는 없다"]

머니투데이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3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이음센터에서 열린 ‘청산과 개혁 - 블랙리스트 타파와 공공성 확립을 위한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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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그 자체로 인정받아야 하고 평가는 독자, 청중, 관객, 국민이 하면 됩니다. 국가가 나서면 안됩니다."

도 장관은 3일 오후 대학로 이음센터에서 열린 '청산과 개혁-블랙리스트 타파와 공공성 확립을 위한 대토론회'에 참석해 앞으로 문화예술인에 대한 어떠한 편애나 배제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통한 전 정권의 블랙리스트 문제 수습 의지도 다시 한번 밝혔다.

본 행사에 앞서 도 장관은 "오늘은 의미있는 날"이라며 "오전에 블랙리스트를 실행했던 장관들이 5년을 구형받았다"고 운을 띄웠다.

이날 오전 검찰은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오후에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에게 각각 징역 7년과 6년을 구형했다. 이들은 박근혜 전 정권에서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명단인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집행한 핵심 인물로 꼽힌다.

이번 토론회는 '블랙리스트 타파와 공공성 확립을 위한 연극인회의(이하 블랙타파)'와 '적폐청산과 문화민주주의를 위한 문화예술대책위'가 주최하고 문체부와 서울연극협회가 후원한 행사다. 연극인들이 모여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와 국공립제작극장의 독립·공공성 확보 촉구를 요구하는 자리다.

토론회는 1부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무엇이 중요한가'와 2부 '공정성, 그리고 공공성'으로 이루어졌으며 대표자들의 발제와 참석자들의 자유토론으로 진행됐다. 김미도 검열백서위원장, 이양구 작가, 노이정 평론가, 고연옥 작가 등이 발제자로 나섰다.

연극인들과 예술기관 관계자들이 60여 석을 꽉 채웠다. 문화예술계에 산적한 과제를 다루는 자리인 만큼 분위기는 차분하고 진지했지만 진상조사가 임박했다는 기대감도 전해졌다. 채승훈 연극인회의 공동대표는 "촛불 시민들의 힘으로 전화위복의 기회를 얻었다"며 "장례 미사를 지내는 사제와 같은 심정으로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를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 장관도 약 2시간 동안 자리를 지키며 연극인들의 말에 귀기울였다. 장관은 "청문회에서 '(취임하면) 또 다른 블랙리스트를 만들 것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지만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은 시인, 한강 작가, 공지영 작가가 배제되는 몰상식한 일이 다시 일어나선 안된다"며 "연극인으로부터 연극을 뺏거나 영화인들의 영화제를 망가뜨려서는 안된다"고 했다.

향후 정책 방향으로는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가칭) 출범과 예술인 복지 강화를 언급했다. 문체부는 현재 TF(태스크포스)를 발족해 위원회 구성을 논의하고 있다. 또 올해 422억원까지 줄어든 문화예술진흥기금을 확충하고 예술인 고용 보험안을 통해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할 계획이다.

구유나 기자 yun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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