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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번엔 국정원 기조실장…또 김앤장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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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MB·박근혜 정부까지

고위직 거의 독식 심각한 편중

복귀후 국가정보 로펌 이용 우려


참여정부에서 사정비서관을 지낸 신현수(59·사법연수원 16기) 김앤장 변호사가 다시 공직에 발탁되면서 법조계에서 ‘회전문 인사’가 재현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신 변호사를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에 임명했다. 검사 출신의 신 실장은 2004~2005년 대통령 사정비서관을 지낸 뒤 김앤장법률사무소로 자리를 옮겨 12년 간 변호사로 활동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로펌인 김앤장은 청와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신 변호사가 사정비서관을 지낸 뒤 김앤장에 취업한 이후, 이명박 정부에서도 김앤장에서 활동하던 정진영 이제호 변호사가 각각 민정수석과 법무비서관을 지낸 뒤 복귀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권오창 변호사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김학준 변호사가 대통령비서실 민원비서관을 지낸 뒤 다시 김앤장으로 돌아왔다.

김앤장과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로펌에선 불만섞인 목소리를 낸다.

특정 로펌 인사가 공직에 진출해 인맥과 정보를 쌓고 다시 복귀하면 고스란히 회사의 자산이 되기 때문이다. 대형 법무법인의 한 변호사는 “변호사가 어떤 정보를 가지고 있느냐는 사건 수임단계부터 중요한 요소인데, 국가 주요 정보를 다루는 곳에 특정 로펌 인사를 발탁하는 게 바람직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변호사 단체 활동 경험이 많은 한 중견 변호사도 “우리나라처럼 직업윤리가 확립되지 않은 나라에서 직무상 얻은 비밀을 훗날 영리목적으로 활용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며 “변호사가 공직에 가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특정 로펌에 편중되는 현상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은 인사와 조직, 예산 등을 다루는 핵심 보직이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 법률지원단장을 맡았던 신 실장은 법무부 장관과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하마평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한편, 사법부 내에서는 김형연 인천지법 부장판사가 청와대 법무비서관에 발탁된 것을 놓고 적절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김 비서관이 인선 통보를 받고 곧바로 사표를 낸 뒤 자리를 옮기면서 결과적으로 사법부 독립성을 저해하는 인사가 됐다는 지적이다.

좌영길 기자/jyg9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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