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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키신저 "브렉시트, 새로운 대서양 동맹 구축할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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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94세 나이가 무색한 키신저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미국 외교의 대부로 불리는 헨리 키신저(94) 전 국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는 영국과 미국이 새로운 대서양 동맹을 구축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키신저는 이날 영국 싱크탱크 정책연구센터(CPS)의 주최로 런던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석해 브렉시트 이후 영국과 EU, 미국의 관계에 관해 이 같이 분석했다.

키신저는 냉전 종식 후 대서양 동맹의 모습은 크게 변화했다며 지금은 '대서양 파트너십의 새로운 조합'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또 브렉시트로 영국의 역할이 오히려 강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작년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처음 제안됐을 때 자신 역시 "자동적으로 잔류를 지지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이는 EU 안의 영국이라는 개념이 익숙했기 때문일 뿐이었다고 설명했다.

키신저는 "(EU 탈퇴) 협상이 진전되면서 영국이 대서양 관계 구축과 관련한 역할을 계속할 수 있길 바란다"며 "유럽과의 연결이 일부 끊어진 데도 미국과 또 다른 관계를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키신저는 "한편으로 영국은 유럽을 완전히 떠나지는 않으면서 신흥 세계와 보다 연관성이 높아진 방식으로 대서양 파트너십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세계 질서는 각국이 상호 합의에 따라 협력하고 경쟁하면서 구축됐다며, 서방이 현재 직면한 도전들은 기존의 시스템으로는 다루기가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키신저는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가 '헌장 5조'(집단 방위 규정) 이상의 협력을 추구해야 한다며, 서방이 나토 개혁에 실패하면 중국이 세계 패권의 빈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서방이 안전성 공급을 중단하면 중국과 인도, 러시아가 발을 들이며 세계 정치에 대변혁이 일어날 수 있다"며 "서구가 전략적 구상 없이 갈등에 개입하면 혼란이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키신저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이 성공하면 지정학적 중심이 대서양에서 중앙 아시아로 옮겨갈 것이며 이란, 인도, 터키의 역할도 강화된다고 예상했다.

키신저는 중동에서도 낡은 세계 질서가 붕괴되고 있다며 과거에는 필요에 따라 역내 동맹을 만드는 일이 가능했지만 갈수록 상황이 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당신의 적의 적이 친구가 될 수도 있다는 격언은 더 이상 중동에 적용되지 않는다"며 "이제는 적의 적이 당신의 적까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z@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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