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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매거진M 리뷰] 발칙하고 유쾌하다 '지랄발광 17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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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랄발광 17세



중앙일보

영화 '지랄발광 17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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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The Edge of Seventeen 감독·각본 켈리 프레몬 출연 헤일리 스테인펠드, 우디 해럴슨, 헤일리 루 리차드슨, 블레이크 제너 촬영 덕 에멧 편집 트레이시 워드모어 스미스 음악 아틀리 오바르손 장르 코미디, 드라마 상영 시간 102분 등급 15세 관람가

★★★☆

[매거진M] 자존감 바닥에 삶에 별다른 애착이 없는 17세 소녀 네이딘(헤일리 스테인펠드). 어릴 적부터 잘생기고 운동도 잘하는 오빠 대리언(블레이크 제너)의 등쌀에 밀려 ‘하찮은’ 인생을 살았는데, 사랑하는 아버지마저 눈앞에서 심정지로 세상을 떠나는 끔찍한 일을 겪고 나선 비뚤어질 대로 비뚤어졌다. 급기야 네이딘의 유일한 안식처였던 친구 크리스타(헤일리 루 리차드슨)까지 뒤통수를 치며 대리언과 사귀겠다고 하니 이제 네이딘 곁에 남은 사람은 없다. 아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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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지랄발광 17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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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랄발광 17세’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못해 세상의 모든 근심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한 소녀의 고뇌를 발칙하고 유쾌하게 그려냈다. 네이딘은 위악으로 철벽을 쌓은 듯 거친 욕설과 19금 농담을 달고 사는 말 그대로 지랄발광하는 10대다. 하지만 결코 밉상은 아니다. 겉으론 세 보일지언정 멘탈은 유리같이 연약하다. 세상을 비관하고 자신을 비하하지만, 누구보다 세상과 연결되고 싶고, 사랑을 원한다. 그리하여 네이딘이 세상을 향해 치는 발버둥은 끌어안아 주고 싶을 만큼 짠하고 귀여운 구석이 있다.

다소 밋밋한 플롯을 톡톡 튀게 만드는 것은 바로 헤일리 스테인펠드(21)다. 코엔 형제의 ‘더 브레이브’(2010)로 데뷔한 연기 영재 스테인펠드는 그 나이만이 풍길 수 있는 풋풋한 분위기는 물론이고, 기술적으로도 완벽한 연기를 선보인다. 대사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입맛을 살려내는 솜씨하며, 풍부하고 다채로운 표정 연기는 흡사 노련한 코미디 배우를 보는 것 같다. 이토록 ‘자체발광’하는 젊고 재능있는 배우의 연기 대잔치를 보는 것만으로도 영화는 볼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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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지랄발광 17세' 네이딘(헤일리 스테인펠드, 왼쪽)과 브루너 선생님(우디 해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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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딘의 인생 멘토가 되어주는 브루너(우디 해럴슨)도 흥미로운 인물이다. 시대가 변하긴 변했는지, 이제는 ‘굿 윌 헌팅’(1997, 구스 반 산트 감독)에서 로빈 윌리엄스가 연기했던 인자하지만 권위있는 선생님의 시대는 지나간 것 같다. ‘츤데레’ 캐릭터에 가까운 브루너는 세상만사 쿨하고 냉정하면서도 네이딘의 결정적 SOS를 방관하지 않는다. 스승 보다는 격의없는 친구 같달까. 장담컨대,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는 장면에서 가장 크게 웃음이 터질 것이다.

김효은 기자 hyoeun@joongang.co.kr

무비TIP 소니 픽쳐스는 이 영화를 극장 개봉없이 DVD로 발매할 예정이었으나, 관객들의 개봉 문의가 쏟아지자 극장 개봉을 결정했다.

김효은 기자 hyo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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