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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손하정 "연기하면서 예쁘게 보이고 싶은 마음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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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사진=외부제공, 인터뷰 중 포즈취하는 손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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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여배우 기근 현상으로 충무로가 가뭄을 앓고 있는 가운데 주목 할 만 한 신예가 나타났다. 바로 손하정이 주인공이다. 신인답지 않은 안정적인 연기력과 작품을 장악하며 끌고 가는 능력이 기성배우 못지않다. 무엇보다 새 얼굴이라는 신선함이 무기다.

손하정이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너에게만 들려주고 싶어’는 이별의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수지망생 성민(팀 분)이 여자친구의 흔적을 따라 떠난 베트남 여행에서 여행 작가를 꿈꾸는 가이드 혜준(손하정 분)과 핑크고래를 보는 것이 버킷리스트라 말하며 뻔뻔한 동행자 정배(차수빈 분)가 음악을 통해 잊고 있던 감정들을 되찾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처음으로 전면에 나서는 만큼 부담감도 있었지만, 캐릭터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며 어느새 혜준에게 성큼 다가가 있었다. 손하정이 혜준으로 분할 수 있었던 건 박병환 감독의 선구안 덕분이었다.

"오디션을 봤는데 저를 마음에 든다고 하실 줄 몰랐어요. 다른 여배우 10명 정도도 혜준 역 오디션을 본 걸로 알고 있어요. 저 운동하다가 운동복 입고 갔거든요. 처음에 저는 혜준 역이 아니라 다른 배역이었어요. 미팅을 두 시간 넘게 했는데 감독님께서 '혜준은 손하정이야'라고 바로 오케이 하셨을 때가 잊히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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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외부제공, 인터뷰 중 포즈 취하는 손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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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환 감독의 신뢰가 있었기 때문일까. 손하정은 베트남에서 3일, 한국에서 2일, 다섯 시간 이상 잘 수 없었던 열악한 촬영 환경에도 웃으면서 연기할 수 있었다.

"제가 주인공이니, 혜준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어요. 그래서 중간에 바뀐 부분이 많아요. 제가 현장에서 의견을 많이 냈거든요. 그런 부분을 싫어하시는 감독님들도 있는데 박 감독님은 제 의견을 바로 반영해주고 절 더 예쁘게 찍어주려고 하셨어요. 그래서 감독님한테 감사해요. 시간이 없어서 빨리 찍어야 하는데도 '눈치보지 말고, 혜준이 더 예쁘게 나와야 한다'고 격려해주셨어요."

베트남 로케이션 촬영에서 손하정은 혜준의 직업인 현직 가이드에 맞게 노메이크업으로 촬영에 임했다. 여배우라면 조금 더 예뻐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을 법도 하지만, 손하정은 혜준이 느끼는 설렘부터 실망까지 과하지도, 덜어내지도 않은 상태의 감정을 가감 없이 보여줬다. 특히 성민을 두고 돌아서면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실제 이별을 경험하는 여성의 그것과 같아 몰입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감독님이 잘 살려주신 것도 있는데 예쁘게 보이기 위한 마음은 처음부터 없었어요. 캐릭터에 집중해서 스며들자라는 생각이 먼저였죠. 배우가 예쁘게 연기하는 건 관객들도 다 알거든요. 연기를 잘해야 예쁘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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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외부제공, 인터뷰 중 포즈 취하는 손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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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간 동안 동고동락했던 팀, 차수빈과 손하정은 아직도 메신저로 연락을 하며 돈독히 우정을 지켜나가고 있는 중이다. 손하정은 팀과 함께 연기하면서 가수지만 열린 생각으로 촬영에 임하는 팀을 보며 많은 것을 배웠다고.

"(팀) 오빠는 촬영 전에 준비를 많이 해오세요. 의견도 많이 주시고요. '이렇게 하는게 더 낫지 않을까?' 말하는데 '난 왜 이렇게 못했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말 오빠가 발음이나 말투가 어색해서 그렇지 연기를 못하진 않거든요. 전 현장에서 많이 배웠어요. 지금도 가끔 만나서 이야기도 하고 연락도 해요. 너무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것 같아요."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무궁무진한 손하정. 부푼 꿈을 안고 이제 시작하는 중이다.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은지 물었다.

"몇년 전만 해도 해도 밝은 역 해보고 싶었는데 지금은 무게감 있고 어두운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독립영화 주인공으로 한 번 찍은 적이 있는데, 정말 우울한 역이었거든요.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울었던 것 같아요. 마지막 신에 돌로 거울을 깨는 장면에서 감독님이 오케이 사인을 주셨는데도 울음이 안 멈췄어요. 컷이 나고 3~40분을 더 울었어요. 당시에는 너무 힘들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느낀게 많았어요. 제 몰랐던 모습도 발견했고요."

극중 성민, 혜준, 차수빈은 각자의 핑크고래를 찾으며 엔딩을 맞는다. 배우 손하정의 핑크고래는 무엇일까. 손하정은 이미 핑크고래를 찾기 위한 여정 중이다.

"우리나라에 연기하는 배우들 많고, 정말 열심히 하는데 알아주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런 작은 삶에 만족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저는 아직 만족을 못하고 있어요. 배우로서나, 경제적으로나, '이정도면 나는 내 삶에 만족해'를 느끼는 것이 제 핑크고래인 것 같아요. 저는 이제 시작이죠. 올해는 영화, 드라마를 들어가는게 목표입니다. 앞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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