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4 (월)

[팝업리뷰]"김수현이 아깝다"…'리얼', 감독만의 세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헤럴드경제

영화 '리얼' 포스터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무언가 될 수 있으면 되어야 한다’는 이사랑 감독이 ‘리얼’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다.

영화 ‘리얼’은 처음부터 이와 같은 강렬한 문구가 나온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감독이 무언가 되려고 했지만, 아무 것도 되지 못한 것 같다. 그리고 김수현은 20대 대표작이 되기를 바라지만, 그것도 어려울 것 같다.

해당 영화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카지노를 둘러싼 두 남자의 거대한 비밀과 음모를 그린 액션 느와르로 1장 탄생, 2장 대결, 최종장 리얼 등 3부작으로 나뉜다. 알려진 대로 김수현이 극중 분한 ‘장태영’은 1인 2역이다. 김수현은 수트 ‘장태영’과 투자자 ‘장태영’으로 분류했다.

수트 ‘장태영’은 카리스마 넘치고 남자답다면, 투자자 ‘장태영’은 영악한 인물이다. 두 사람은 서로 스스로가 ‘리얼’이라고 믿는다.

헤럴드경제

영화 '리얼' 스틸


이번 작품에서 김수현은 처음으로 1인 2역에 도전했다. 이에 안경, 껌 등의 소품으로 두 사람 간 차이를 두고자 했고, 목소리와 눈 화장으로 다른 사람임을 친절히 설명해준다. 하지만 후반부로 달려갈수록 헷갈리기 시작한다.

이는 김수현의 연기 문제가 아니다. 김수현은 충분히 잘해줬다. 스토리 자체가 없기 때문에 이해불가의 현상이 발생한다. 스토리 있는 영화가 아닌 스토리 없는 한 편의 보여주기 식의 웅장한 광고 같다. 감독이 개성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해명했지만, 감독만의 세계다. 난해하다는 표현이 맞겠다. 관객들에게 뭘 보여주고 싶은 건지 불분명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조우진이 추천한대로 김수현만큼은 만끽할 수 있다. 김수현의 출연 계기이기도 한 섬세함부터 강함까지 그의 다채로운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 것. 그는 화려한 액션신부터 노출까지 파격적인 도전을 감행했다.

헤럴드경제

영화 '리얼' 스틸


무엇보다 최진리와의 정사신은 베드신 외에도 적나라해 모두를 놀라게 하기 충분하다. 최근까지만 해도 소년미를 내뿜던 김수현에게서 그동안 절대 볼 수 없던 모습이다.

이처럼 여러 면에서 새로운 시도를 한 김수현은 칭찬받을 만하다. 다만 영화가 모호해 에너지를 쏟은 그의 열연이 아까울 정도다. 예술적으로 승화하다가 만 듯한 느낌이 든다. 중간 중간 실소가 터져 나오기도 한다.

더욱이 이경영, 김홍파 등 충무로에서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분량도 실종돼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든다. 수지, 아이유, 다솜, 손현주, 박서준 등의 카메오는 언제 등장했는지도 모를 정도로 감독이 활용하지 않은 이유를 도통 모르겠다.

제작 의도를 궁금하게 만든 감독은 이를 독특함으로 포장했지만, 관객들에게는 괴기하게 느껴질 듯하다. 다짜고짜 해석하라는 식이기 때문이다.

137분의 러닝타임이 방향성 없이 치닫기만 하다 김수현의 고군분투만 남는다. 김수현의 말대로 처음 접한 거니깐 그런 걸까. 아닌 것 같다. 두 번, 세 번 봐도 의문의 실마리는 풀리지 않을 듯하다. 개봉은 오는 28일.

popnews@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POP & heraldpop.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