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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한·중·일 유명 요리사 한자리에서 초여름밤 미식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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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제주&]미식 기행 제2회 제주 푸드 앤 와인 페스티벌

국내외 유명 요리사 13명 참여

제주산 흑돼지로 폴란드 전통식

영귤에 절인 제주 고등어, 오이주스에

제주산 한치의 독특한 맛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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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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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이 뚜렷한 한반도에서는 철마다 음식 축제가 넘쳐난다. 향긋한 봄나물이 지천으로 깔리는 봄에는 가평 등지에서 나물축제가, 뜨거운 여름에는 신안군에서 민어축제가 열린다. 미식 축제야말로 여행객을 잡아당기는 달콤한 초청장이다.

제주에서도 몇년 전부터 미식 축제가 열리고 있다. 올해로 2회를 맞이한 ‘제주 푸드 앤 와인 페스티벌’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11일부터 열흘간 열린 ‘제주 푸드 앤 와인 페스티벌’은 해마다 5월께 열리는 행사로 올해는 한·중·일의 유명 요리사들이 총출동해 미식의 향연을 펼쳤다. 한국은 유현수, 류태환, 조희숙, 에드워드권 등이, 중국은 홍콩, 마카오 등지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면서 <미쉐린 가이드>(미슐랭 가이드, 프랑스 회사 미쉐린타이어가 발행하는 식당 평가서)의 별을 받은 앨버트 아우가, 일본은 고이즈미 고지가 참가했다. 고이즈미 고지는 일본의 고급 레스토랑 ‘고하쿠’의 주인장 겸 요리사다. 이 밖에 인도인 비크람 가그와 폴란드의 요리사 알렉산데르 바론 등도 제주를 찾았다.

축제 기간 제주 식재료를 활용한 요리 시연회, 제주 향토 음식 무료 시식회 등이 펼쳐졌는데, 유독 여행객들의 혀를 사로잡은 행사는 지난달 19일 저녁 6시30분, ‘메종글래드 제주’의 정원에서 펼쳐진 ‘가든 디너’였다. 여행객은 식권(12만원)을 사서 정원에 들어서면 알렉산데르 바론, 비크람 가그, 이현희 ‘페이스트리’ 셰프 등, 국내외 유명 요리사 13명이 만든 화려한 밥상을 마주할 수 있었다. 이날 행사를 즐기려는 여행객들로 호텔의 정원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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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스타 요리사 알렉산데스 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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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칵찰칵! 셔터 소리가 식탁 앞에서 들렸다. 접시 받아 든 여행객이 폴란드에서 온 스타 요리사 알렉산데르 바론과 기념사진을 찍는 것이었다. 바론이 선보인 음식은 제주산 흑돼지를 활용한 폴란드 전통식인 ‘비고스’였다. 흑돼지를 소주와 감귤즙에 6시간 담가 숙성하고 훈제한 콜라비 등과 곁들여 먹는 요리였다. 바론은 “제주 식재료의 질이 매우 좋다”며 “내년에도 와 폴란드 음식을 더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10여분 줄을 섰다가 접시를 받아 든 식도락가 박영란씨는 “익숙한 한식 재료인데 낯선 폴란드 요리법으로 조리하니 풍미가 독특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듯하다”고 말하며 웃었다.

제주산 재료로 만든 서양 요리는 바론의 부스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한국의 스타 요리사인 류태환씨는 “살아 있는 제주산 고등어를 사용했다”며 오목한 그릇에 각종 허브 향이 가득한 ‘영귤에 절인 제주 고등어, 오이주스’를 내밀었다. 그릇 안을 파헤치니 고소한 고등어와 잘게 쪼갠 아보카도, 잘 익힌 게살과 성게알 등이 나타났다. 그 위에 딜 등의 허브가 얌전히 올라가 향긋한 맛을 냈다.

류씨의 요리에 질세라 이탈리아에서 수학한 이흥주 요리사는 “제주를 담으려고 했다”며 자신감 넘치게 자신의 음식을 꺼내 보였다. 여름 제주산 한치는 부드러우면서 식감이 쫄깃해 맛나기로 유명한데, 그는 제주산 한치를 이용해 ‘한치라비올리’를 만들었다. 돌돌 만 한치 안에 고사리, 청보리, 딱새우, 자리돔 등이 들어가 독특한 미식의 경험을 제공했다. 그는 “딱새우 머리는 한치라비올리 위에 뿌리는 국물 재료로 썼다”며 “제주 식재료는 버릴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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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종 글래드 제주’의 ’가든 디너’ 행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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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요리에 지친 이들은 제주 전통식을 찾았다. 제주그랜드호텔 총주방장인 문동일씨의 부스에는 구수한 향이 넘쳐났다. 그가 끓인 ‘몸삐국’은 공을 많이 들인 음식이다. “잡뼈를 12시간, 양지와 사태를 4시간 끓였다. 단맛은 제주 무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구하기 어려운 제주 흑우가 재료였다. 해가 뉘엿뉘엿 지고 축제의 음악 소리가 잦아들 때쯤 배를 두둑하게 채운 이들이 몰려가는 부스가 있었다. 그 대열에 끼어들어 도착한 곳에는 달콤한 초록의 잔치가 펼쳐지고 있었다. 페이스트리 셰프 이현희씨가 만든 제주산 녹차가루로 만든 에클레어가 주인공이었다. 짜릿한 단맛이 입안에 펴졌다.

조직위원회 김영욱 위원장은 “수익금은 제주지역의 인재 육성을 위해 기부될 것”이라며 “다양한 지역의 요리사들을 앞으로도 초청할 계획이니 내년도 기대해달라”고 했다.

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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