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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포털] 야후, 역사속으로…美버라이즌에 최종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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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구글링한다"고 하지만 1990년대에는 "야후한다"고 했다. 그때만 해도 야후는 '인터넷 그 자체'였다. 닷컴 열풍을 이끈 주역이었다.

그런 야후가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졌다. 미국 최대 통신사업자 버라이즌은 지난 13일(현지시간) 공식적으로 야후 인수를 선언했다. 지난해 인수 발표 후 약 1년 만이다. 버라이즌은 야후 핵심 자산을 44억8000만달러(약 5조1160억원)에 인수했다. 인수·합병 후 전체 직원의 약 15%에 해당하는 2100여 명을 감원했다.

버라이즌이 인수하고 남은 야후 조직은 새로운 이름 '알타바'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알타바는 '대안'을 뜻하는 영어 단어 'alternative'와 중국 최대 전자 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합성어로 알려졌다. 알타바는 알리바바의 야후 지분을 관리하는 일종의 지주회사로서 기능하게 된다. 현재 알타바는 중국 알리바바 지분의 약 15%(337억달러)를 보유하고 있으며, 야후 재팬의 77억달러 규모에 해당하는 주식 2만주 또한 보유하고 있다.

버라이즌에 인수된 야후와 AOL은 '오스(Oath)'라는 새로운 디지털 미디어 기업으로 거듭나게 된다. 오스는 허프포스트, 야후 스포츠, 테크크런치 등 사이트를 운영하고 알토, 브라이트롤 등과 같은 서비스도 밑에 두게 됐다. 버라이즌은 야후의 방대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페이스북, 구글과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본격으로 경쟁을 펼치는 것이 목표라고 CNN머니는 예상했다.

야후의 머리사 메이어 최고경영자(CEO)는 그 자리에서 물러나며 직원들에게 이메일로 "이번 인수·합병으로 야후를 떠난다"며 "야후 직원들과 함께했던 시간은 추억, 감사함 그리고 미래지향적인 사고로 가득 차 있을 것"이라고 썼다. 하지만 그는 2300만달러(약 262억원)에 달하는 퇴직급여를 받게 돼 비난을 샀다.

야후의 탄생은 1994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 스탠퍼드대 전기공학 박사과정이었던 대만계 미국인 제리 양과 데이비드 파일로는 박사 논문 작성에 필요한 정보가 있는 사이트들을 찾아보기 쉽게 분류하는 웹사이트 목록을 만들었는데, 이 웹사이트 리스트가 뜻밖에 스탠퍼드대 학생들의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이들의 최대 강점은 찾고자 하는 분야 인덱스를 몇 번 거치면 원하는 사이트로 이동할 수 있는 디렉토리 검색 서비스였다. 제리 양과 데이비드 파일로는 여기서 가능성을 보고 1995년 4월 한 벤처캐피털로부터 4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게 바로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원조 '야후!(Yahoo!)'다.

야후는 창업 첫해인 1995년 140만달러(약 1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후 회사 설립 1년 만인 1996년 4월 야후는 순수 인터넷 회사로는 최초로 기업 공개(IPO)를 하기에 이른다.

1997년에는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한국에 법인을 설립했다 1999년 국내 최초로 2000만 페이지뷰를 돌파하며 한국 닷컴 열풍의 선두를 이끌었다. 그러나 이후 국내 포털 서비스인 네이버나 다음에 자리를 내주면서 서서히 검색시장 점유율이 하락했다. 결국 점유율이 5% 미만으로 떨어진 야후는 2012년 한국 사업을 접고 철수했다. 야후는 구원투수로 구글 부사장이었던 머리사 메이어를 CEO로 영입했다. 그는 케이티 쿠릭과 같은 미디어 업계 거물을 영입하고, 2013년 마이크로 블로깅 서비스 텀블러를 인수하는 등 모바일 전략을 강화했지만, 큰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야후 전 부회장 타판 밧은 "독립 회사로서 야후 종말을 보게 되다니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야후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야후가 배출한 인재들은 여전히 실리콘밸리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기업용 메신저 서비스 슬랙을 비롯해 와츠앱스, 링크트인 등과 같은 모바일 기업이 번창하는 데 '야후맨'들이 주춧돌을 놓았다. 야후 최고운영책임자(COO) 출신인 댄 로젠스빅은 "야후맨들은 실리콘밸리와 전 세계 도처에 남아 디지털 라이프 스타일의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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