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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이슈플러스] 중구난방 ‘가야사 복원’… 사업 중복에 예산 낭비 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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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호남 지자체 20여곳 제각각 추진 / 김해·함안 등 유적 발굴 조사… 세계유산 노리는 고분만 6곳 / 전남도 실무회의 등 적극적 / “과열 경쟁 땐 예산낭비 우려… 정부가 컨트롤타워 구축해야”

이달 초 문재인 대통령의 가야사 연구와 복원 지시에 따라 영호남 20여개 지방자치단체들이 ‘가야사 복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역사 복원사업 중복으로 예산이 낭비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남 김해시 대성동 도심 구릉에 위치한 옛 금관가야의 초대형 대성동고분군은 이미 발굴작업이 상당부분 진행된 상태다. 김해시는 고분이 최초로 발굴된 1990년부터 2014년까지 24년 동안 발굴 및 문화재 복원사업을 계속해오고 있다. 전체면적 5만6762㎡에 퍼져 있는 대성동고분군은 옛 금관가야 지배층과 피지배층의 무덤이 몰려 있어 전기 가야 성립과 전개과정 등을 밝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세계일보

경남 김해시 대성동에 위치한 옛 금관가야의 대성동고분군 전경. 대성동고분박물관 제공


김해시는 이 고분군을 폭넓게 알리기 위해 일본의 여행사와 손잡고 ‘가야사 관광상품’을 내놨다. 가야사 2단계 조성사업과 가야 고분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가야권 유물·유적 발굴조사 등을 추진하는 한편, 가야 문화권 개발과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도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경남 합천군은 내년부터 5년간 220억원을 투입해 옥전고분군, 삼가고분군 등 가야유적 발굴조사와 복원정비계획을 마련했다. 합천군은 삼가·옥전 고군분과 성산토성 등 가야문화유적 정비에도 나서고 있다.

함안군은 아라가야의 본향을 자처하며 말이산 고분군 발굴·정비에 나섰으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도 추진 중이다. 창녕군은 교동·송현동 고분군과 계성·영산 고분군 유적 정비활동을 벌인다. 가야고분군 세계문화유산 등재 목록에 창녕의 고군분도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전남의 순천시, 광양시, 구례군, 전북의 남원시, 장수군 등도 가야 문화권에 포함돼 있는 지자체다. 영호남 17개 시군이 가입돼 있는 ‘가야문화권 시장·군수 협의회’는 지난 19일 전남 광양에서 실무회의를 열고 가야사 복원과 관련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다음달에는 17개 시장·군수들이 직접 참여하는 임시회를 연다.

이처럼 지자체들의 지나친 경쟁이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학계 관계자는 “가야 유적이 영호남지역에 퍼져 있는 만큼 기초단체들이 중구난방으로 추진하지 말고, 정부가 컨트롤타워를 구축해 효율적으로 진행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해=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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