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6 (수)

[심층기획] ‘국경 없는 소비시대’… 해외직구 빛과 그림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내보다 더 싸니까… 불법제품 밀반입도

세계일보

#1. 회사원 김모(30)씨는 대부분의 생활필수품 등을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는 ‘해외직구족’이다. 물품은 식품에서부터 의료품, 체중계, 보조배터리, 가구까지 다양하다. 김씨는 “무엇보다 싸고 국내에서 팔지 않은 물건을 살 수도 있어 해외직구를 자주 이용한다”며 “처음엔 언어 등이 어려웠지만 금방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2. 박모(35)씨는 최근 ‘은밀한’ 해외직구를 했다. 그가 사들인 것은 발기부전치료제. 처방전이 필요한 것이지만 치료 목적이 아니어서 그런 게 있을 리 없었다. 이 약을 주문하자 바로 반응이 나타났다. 박씨는 “배송에 2주 정도 걸리긴 했지만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다”며 “국내보다 싼 가격에 일반물품 사듯이 주문하니 배송이 됐다”고 전했다.

‘해외직구 전성시대’다. 약간의 수고만 들이면 국내 제품보다 싸고 질 좋은 것을 살 수 있다는 건 소비자에게 큰 매력이다. 김씨처럼 해외직구를 잘 활용하는 이들이 적지 않지만 박씨와 같은 ‘음지의 직구족’도 크게 늘고 있다.

25일 관세청에 따르면 해외직구 건수와 수입액은 2013년 각각 1000만건, 1조원을 넘어선 뒤 매년 늘어 지난해에는 1739만5000건, 1조9200억원을 기록했다. 이같이 해외직구가 보편화되면서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관련법상 수입이 금지된 의약품이나 마약, 총포 및 도검류 등의 주요 밀반입 경로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마약 반입의 경우 2011∼2015년 적발된 1293건 중 80.5%인 1041건이 해외직구를 통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일보

물품 주문 과정에서 중개인이 돈만 챙기고 잠적해버리거나 배송체계가 국내에 비해 열악하다보니 물품이 중간에서 사라져버리는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관세청은 올해부터 주요 공항과 항만에 ‘신종마약 분석센터’를 운영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 등과 함께 해외직구를 통한 불법제품 유입 차단에 적극 나서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해외직구를 통한 마약류나 불법제품의 밀반입이 급증하고 있다”며 “해외직구로 반입되는 마약류 등을 집중 단속하고 구매자를 끝까지 추적해 검거하겠다”고 밝혔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