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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美, 뜨거운 차량에 아이들 방치해 또 숨져…살인적 폭염에 갖가지 사고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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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서부지역에서 기온이 섭씨 40도를 넘는 살인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각종 사건‧사고와 이에 따른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텍사스주 레이크 웨더퍼드에 사는 주부 신시아 마리 랜돌프(25)는 지난 5월26일 자신의 승용차 안에 2살 된 딸과 생후 16개월의 아들을 두고 내렸다가 숨지게 한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랜돌프가 아이들을 차 안에 방치한 당일은 낮 최고 기온이 섭씨 35.5도 까지 치솟은 폭염의 날씨였다.

랜돌프는 외출했다 돌아온 뒤 아이들에게 차에서 내리라고 다그쳤는데,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차 안에 아이들을 방치한 채 차 문을 닫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후 집안일을 하고 텔레비전을 보던 중 아이들을 차에 두고 왔다는 사실이 떠올랐고 그 길로 차에 달려가 문을 열었을 때는 이미 아이들 모두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앞서 미국에선 올해 들어서만 몇 차례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심장질환을 앓던 5세 아동이 아동보건센터의 차량에 방치돼 있다 사망하기도 했고, 차 안에 각각 1‧2세 자매만 남겨두고 친구들과 밤을 보낸 뒤 다음날 정오가 돼 돌아온 한 10대의 어린 엄마는 아이들의 차가운 주검과 마주해야 했다.

미국서 폭염으로 인한 사건 사고는 이 뿐만이 아니다. 앞서 15일 로스앤젤레스(LA) 남부 헌팅턴비치의 한 주택에선 수천 마리의 벌떼가 굴뚝을 타고 집에 들어와 거실 전체를 날아다녀 집주인을 비롯해 인근 주민까지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당국은 집 주변을 격리시키고 벌 전문가들을 동원해 겨우 벌떼를 쫓았다.

이번 벌떼의 습격은 미국 남서부에 찾아온 폭염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벌은 여름철에 왕성한 활동을 하는 속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염으로 항공기 결항사태도 발생했다. 피닉스 스카이하버 공항에서는 최근 항공기 40여 편의 운항이 정지됐다. 항공기가 견딜 수 있는 운항 온도를 넘었기 때문. 더위가 가시지 않자 아메리칸 항공은 피닉스 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특별 공지문 까지 발송한 바 있다.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폭염으로 산불과 정전 사태도 잇따르고 있다. 유명 휴양지인 빅베어에서 발생한 산불은 고온 건조한 날씨로 빠르게 번져 이미 3.4㎢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갑자기 더워진 날씨로 전력 소비량이 급증하면서 정전으로 주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애리조나 주에서는 지난 20일 오후 5시부터 1시간 동안 전력 사용량이 무려 7300 메가와트에 달하면서 동네 일대가 정전됐다. 이는 11년 만에 처음이라고 애리조나 전력회사는 전했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캘리포니아 남부와 네바다, 애리조나 주 등 미국 남서부 지역에 이 같은 '살인적 폭염'이 다음 주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남서부 지역 도시 곳곳은 당분간 섭씨 43.3도(화씨 110도)를 웃도는 불볕더위로 몸살을 앓을 전망이다.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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