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7 (목)

'글로벌·실용주의·전문경영'…이재용의 'JY 경영철학' 눈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뉴시스

이재용 회장 IBM 회장 회동


"회사를 억지로 장악하거나 다음 세대에 승계하는 일은 하지 않겠다"

삼성 이 부회장 '글로벌 스탠더드' 바탕 경쟁력·역량 확대했으나 총수부재로 '위기'

【서울=뉴시스】이연춘 기자 = "이제는 경영을 잘해야 경영권을 보장받을 수 있다"

'삼성을 애플처럼 키우겠지만 회사를 억지로 장악하거나 다음 세대에 승계하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철학이 법정에서 공개되면서 그간 이 부회장의 경영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22일 법조계 및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지난 21일 이 부회장 31차 공판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홍완선 전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이 이 부회장과 나눈 면담 내용이 공개됐다.

국민연금이 정리한 '최고경영자(CEO) 면담 내용'이라는 문건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제는 경영을 잘해야 경영권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국회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에 출석해 "언제든지 훌륭한 분이 있으면 경영권을 넘기겠다"고 언급 한 것과 같은 맥락이 할 수 있다.

그는 "제가 하는 일 중에 가장 중요한 게 저보다 우수한 분을 찾아서 회사로 모시고 오는 일이다. 저보다 우수한 분 계시면 다 넘기겠다"고 답했다.

당시 그동안 삼성그룹의 사업 조정과 경영권 승계 과정이 모두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진행된 상태에서 자신이 경영권을 맡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직접 언급한 것.

재계 안팎에서 이 부회장의 경영 철학을 '글로벌 스탠더드'로 정리한다.

이 부회장이 지난 2014년 이후 경영 전면에 나서며 보여준 스타일은 ▲글로벌 ▲실용주의 ▲현장중심 등의 키워드로 요약된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의 경영 철학을 통해 과거 삼성 최고위 경영진들이 갖고 있던 특권 의식을 없애는 한편, 관행처럼 남아 있던 허례허식을 걷어내고, 더 나아가 신세대와 구세대간의 인식 격차를 줄이며 기업 문화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 부회장의 가장 두드러진 경영은 '글로벌'이다. 영어와 일본어에 능통한 이 부회장은 재계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가장 많은 해외 IT 업계 CEO와 정계 거물들을 만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했다. 다양한 분야의 전 세계 리더들과 교류하면서 글로벌 기업 삼성의 위상을 더욱 끌어올렸다는 게 삼성 안팎의 평가다.

또한 그는 삼성 문화를 철저하게 실용적으로 바꿨다. 이 부회장이 먼저 공항 출입국 때나 조문 등을 갈 때 별도 수행원 없이 직접 가방을 들고 다닌다. 스케줄을 따져본 후에 민간 항공기가 편리하다고 생각되면 주저하지 않고 전용기 대신 민간 항공기를 택한다.

현장중심도 이 부회장이 강조하는 경영 행보 중 하나다.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 사상 최대(9조3000억원) 규모의 하만 인수 계약도 이 부회장 현장 경영의 작품이다. 애플과 분쟁 때는 이 부회장이 직접 애플 CEO인 팀 쿡을 만나 담판을 짓고 문제 해결에 나섰다.

삼성은 이 부회장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바탕으로 그룹 경쟁력과 역량을 확대해왔으나 총수 부재로 위기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lyc@newsis.com

뉴시스 SNS [페이스북] [트위터]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