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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천연보호구역 ‘경계’까지…한라산, 재선충에 뚫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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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대 소나무 세 그루 감염

‘해발 700m’ 안전 기준 깨져

온난화 탓…방제 확대키로

소나무 재선충병이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한라산 깊은 곳까지 침투했다. 지난해 한라산국립공원 경계지역에서 재선충병에 감염된 소나무 1그루가 발견된 데 이어 이번에는 더 높은 곳에서 감염 소나무 3그루가 확인됐다.

제주도세계유산본부는 5월22일부터 6월12일까지 한라산국립공원 내 소나무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결과 붉은색을 띠며 고사한 소나무 3그루가 재선충병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21일 밝혔다.

2그루는 해발 730m에서, 1그루는 천연보호구역 경계인 해발 900m에서 발견됐다. 한라산국립공원에서 재선충병에 감염된 소나무가 발견된 것은 지난해 5월 해발 683m에서 확인된 1그루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이번에 발견된 재선충병 감염 소나무는 지난해 확인한 것보다 더욱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다. 통상 해발 700m 이상 고지대는 재선충병 안전지대로 여겼다. 지난해 확인된 감염 소나무는 한라산국립공원 경계지역에 위치했고 해발 700m 이하였다. 반면 올해 확인한 3그루는 해발 700m 이상에서 발견됐다. 이는 재선충병이 ‘안전지대’ 없이 확산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원인은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창조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장은 “지난해 감염 나무와 올해 730m에서 발견된 감염 나무 간 거리는 400m로, 재선충이 자연 확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해발 900m에서 발견된 감염 소나무와는 2㎞ 떨어져 있는데, 이는 자연 확산보다는 차량 등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재선충의 확산 원인과 현황을 보다 세밀히 파악하기 위해 국립산림과학원과 함께 역학조사를 벌이고 10월까지 방제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다. 기존 해발 700m 이하에 한해 실시했던 예방나무주와 같은 예방방제도 온난화 영향을 감안해 해발 1000m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한라산국립공원 면적 1만5333㏊ 중 소나무림의 면적은 6.4%인 988㏊다. 소나무는 총 50만그루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 소장은 “강원도 정선 기우산 해발 850m 지점에서 재선충병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한라산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감염목을 발견했다”며 “지난해에는 해발 683m에서 발생했는데 올해에는 해발 900m에 있는 소나무까지 감염된 것은 확산이 급격하게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헬기와 드론, 육안 조사를 통해 한라산 내 모든 소나무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라산은 1966년 천연보호구역으로, 1970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또 2002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200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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