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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세종 Inside] "출세는 고시 합격順이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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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김상조 공정위원장, 한승희 국세청장




문재인 정부 첫 내각에 서울대 경제학과 81학번 동기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한승희 국세청장 후보자가 나란히 포함되면서 두 사람의 인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두 사람은 대학 졸업 후 서로 다른 길을 걸었다가 현 정부의 주요 기관장으로 만나게 됐다. 김 위원장은 서울대에서 경제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은 뒤 학자(한성대 교수)로서 시민단체(참여연대와 경제개혁연대 등) 활동을 했고, 한 후보자는 행정고시(33회)를 거쳐 공직자로 일해왔다.

그런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한때 행시를 준비했던 '공무원 지망생'이었다고 한다. 특히 김 위원장과 한 후보자는 대학 2학년 때인 1982년 치러진 26회 행정고시 1차 시험에 나란히 합격한 공통점이 있다. 당시 1차 시험에는 81학번 가운데 두 사람 외에 정지원 증권금융 사장(행시 27회)과 장덕진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정책국장(행시 31회) 등 4명이 합격했다. 하지만 정 사장만 다음 해 2차에 합격했고, 다른 3명은 낙방했다고 한다. 불합격자 3명 가운데 한승희 후보자와 장덕진 국장은 행시에 재도전해 몇 년 뒤 합격했다. 반면 김상조 위원장은 행시를 포기하고 교수가 되는 쪽으로 진로를 바꿨다고 한다.

서울대 경제학과는 행시 합격자를 많이 배출해 경제관료의 산실(産室)로 불린다.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71학번)와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73학번),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77학번),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78학번) 등이 모두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시에 합격했다. 김 위원장의 동기인 81학번 중에서도 정양호 조달청장과 고승범 금통위원(이상 28회),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30회), 정규돈 국제금융센터 원장(31회) 등 10명 넘는 행시 합격자가 나왔다.

이들의 한 대학 동기생은 "우리 동기들 중 가장 먼저 행시에 합격했던 정지원 사장은 벌써 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민간인이 된 반면, 행시를 일찍 포기한 김 위원장은 첫 장관이 됐다"며 "동기들끼리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다'라는 말에 빗대 '출세는 고시순이 아니다'는 얘기를 한다"고 말했다.



나지홍 기자(jhr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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