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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끊어진 밧줄 잇자"…양산 추락사고 피해가족 성금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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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여명 참여해 1억 3천만원 모금…유족 "5남매 잘 키워서 보답"

경남CBS 이상현 기자

노컷뉴스

양산지역 인터넷카페 운영자들이 1억3천여만원의 성금을 유족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사진=양산경찰서 제공)


지난 8일 경남 양산의 한 아파트의 15층 외벽에서 도색작업을 하던 김모
(46)씨가 갑자기 바닥으로 추락해 숨졌다.

김 씨가 켜놓은 휴대전화 음악소리가 시끄럽다며 항의하던 아파트 주민 서모(41) 씨가 옥상으로 올라가 칼로 김 씨가 매달려 있던 밧줄을 잘라 버린 것이다.

이같은 끔찍한 사고가 더욱 가슴 아프게 여겨진 건, 가정형편은 넉넉치 않았지만 위험한 외벽 작업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성실했던 김 씨에게 5명이나 되는 김씨의 자녀들과 아내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였다.

김 씨는 고2, 중2, 유치원생, 27개월 등 딸 4명과 초등 5학년 아들을 둔 5남매의 가장이었다.

칠순 노모까지 모시고 부산에 있는 20평짜리 주택에서 전세로 살면서도 힘든 내색 한번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김 씨의 남겨진 가족들을 돕기 위한 온정의 손길들이 잇따랐고, 이는 1억원이 넘는 성금으로 모아졌다.

20일 양산경찰서에서는 김 씨 가족 아픔을 위로하려고 모금운동을 했던 이들의 성금 전달식이 열렸다.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 '웅상이야기', '러브양산맘', '페이스북 양산사람들' 등 3곳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모금한 성금 1억3천449만원을 유족들에게 전달했다.

모금에는 무려 5천여명의 국민들이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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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지역 인터넷카페 운영자들이 1억3천여만원의 성금을 유족들에게 전달했다. (사진=양산경찰서 제공)


사는 곳도, 나이도 달랐지만, 김씨 가족을 도우려는 마음은 같았다. 모금에 참여한 한 시민은 "저도 애들이 4명인데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싶어 참여했습니다. 마음이 너무 아프고 먹먹하네요"라며 글을 남겼다.

"안녕하세요. 해외에 사는데 어제 기사 읽고 웅상이야기 카페 가입해서 오늘 오전에 조의금 보냈어요. 어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나 너무 슬펐는데 그래도 아직 우리 세상은 살만한가 봅니다"라고 쓴 해외 동포도 힘을 보탰다.

김 씨의 장인은 "양산이라는 도시가 이렇게 따뜻한 도시인줄 몰랐다. 양산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많이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김 씨의 아내 권모 (43)씨는 "많은 도움과 관심을 주셔서 감사하고, 많이 위로가 된다"며 "5남매를 바르게 잘 키워서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키우겠다. 은혜를 잊지 않고 살겠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정재화 양산경찰서장은 "아직까지 사회가 많이 따뜻하다. 5남매를 바르게 잘 키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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