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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인터넷 설치기사 살해범 “칩 심어 내 컴퓨터만 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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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일 현장 검증…프로파일링서 피해망상 행태 추정

경찰 “범행에 10분도 채 걸리지 않아…계획된 듯”



인터넷 설치기사를 흉기로 살해한 ㄱ(55)씨가 피해망상 증세로 범행을 벌였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일 벌인 현장 검증에선 ㄱ씨가 인터넷 설치기사 ㄴ(53)씨가 집에 들어오자마자 10분 만에 ㄴ씨를 살해한 범행 모습이 재연됐다.

20일 충북지방경찰청의 설명을 종합하면, 충북청 과학수사대는 인터넷 설치기사 ㄴ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ㄱ씨를 대상으로 지난 19일 범죄심리 분석수사(프로파일링)를 진행했다. 경찰은 20일 “프로파일러가 벌인 수사에서 ㄱ씨가 피해망상으로 추정되는 행태를 보였다. 지금은 단정할 순 없는 상태이며 수사에 참고하려 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ㄱ씨가 ‘내 컴퓨터만 느리다’, ‘통신업체가 내 컴퓨터에 칩을 심어 느리게 됐다’는 말을 반복적으로 했다. 피해망상의 한 행태로 추정됐다”고 설명했다. 피해망상은 다른 사람이 의도적으로 자신에게 해를 입힌다고 생각하는 정신질환의 하나다.

이날 현장 검증에선 ㄱ씨가 10분 만에 범행을 한 모습이 재연됐다. 경찰은 “ㄱ씨는 20일 현장 검증에서 인터넷 기사 ㄴ씨가 들어서자마자 집에 있던 흉기로 ㄴ씨를 살해하는 상황이 재연됐다. 범행 시간이 10분도 채 안 된 듯했다. 정확한 조사를 해봐야 하겠지만 어느 정도 범행을 계획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추정을 갖게 한다. 개인적 불만이나 원한은 아닌 듯하다”고 밝혔다.

ㄱ씨는 지난 16일 오전 11시7분께 충주시 칠금동 자신의 원룸에 통신 상태를 점검하러 온 ㄴ씨를 흉기로 무참히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ㄱ씨는 2007년께부터 집에서 사이버 주식 거래를 해 왔으며, 외부와 소통은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ㄱ씨는 그동안 통신 상태 등의 문제를 놓고 수시로 통신업체 쪽에 불만을 제기했지만, ㄴ씨는 이날 ㄱ씨 집을 처음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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