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공사측, 내년 3월로 연기 추진
“면세점 잇단 유찰로 내부공사 늦어져
비정규직, 정규직화로 채용도 차질”
연기 땐 올림픽 방문객 불편 우려
국토부 “늦어도 내년 1월 개항해야”
인천공항공사가 제2여객터미널의 개항시기를 내년 평창올림픽 이후로 미루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제2여객터미널 전경. [사진 인천공항공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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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익명을 요구한 인천공항공사 고위관계자는 "제 2여객 터미널의 면세점 사업자 선정이 계획보다 지연됨에 따라 연말까지 터미널 내 면세점 조성공사가 마무리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터미널 개항 연기를 놓고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기상 여건 등을 고려해 세계 주요공항이 개항시기로 겨울을 피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제 2터미널의 개항시기는 평창올림픽이 끝난 이후인 3월쯤이 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항공사들의 하계 운항스케줄이 3월부터 시작된다는 점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제2여객터미널의 면세점은 DF1(향수·화장품), DF2(주류·담배·포장식품), DF3(패션·잡화)로 나뉘며 이 가운데 DF3사업자 입찰이 가격 등의 문제로 여섯 차례나 유찰돼 다음달 중순께나 사업자가 결정될 전망이다. 한 시내 면세점 관계자는 “패션·잡화 매장은 인테리어공사 등 오픈 준비기간이 최소 6개월 가량이 걸린다”며 “다음달에 사업자가 선정되더라도 연말까지 오픈 준비를 끝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 공사가 진행 중인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사진 인천공항공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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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공사의 또 다른 관계자는 "고용노동부가 오는 8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로드맵’을 마련하기 전까지 파견ㆍ용역ㆍ민간위탁 등의 외주화 계약을 지양하라고 지침을 내렸기 때문"이라며 "직원들의 업무 숙련 기간 등을 고려했을 때 채용 시점이 늦어지는 만큼 개항 시기를 늦추는 게 낫다"고 말했다.
공사중인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내부. [사진 인천공항공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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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는 또 사드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하긴 했지만 인천공항의 전체 이용객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점도 제2여객터미널을 예정대로 개항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중국의 '한국 관광 금지령'이 시행된 3월 15일 이후부터 두달 사이 인천공항의 국제선 여객은 전년 동기 대비 7.5%가 증가했다. 게다가 인천공항은 지난 한해 5776만명이 이용해 이미 수용능력(연간 5400만명)을 넘어선 상황이다.
이때문에 항공업계에선 인천공항 경영진이 무리하게 비정규직의 연내 정규직 전환을 약속한 뒤 이를 제때 지키기 어렵게 되자 개항시기를 늦추는 방식으로 시간을 벌려고 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온다.
전문가들은 개항 연기시 평창올림픽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한다.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윤문길 교수는 "제2여객터미널 개항이 지연되면 평창올림픽 때 한국을 찾은 외국인이 공항을 빠져나오는데 60~70% 가량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책연구소의 박사는 "인천공항은 평창올림픽 선수단과 관광객 대부분이 입국할 관문이다. 따라서 공항은 한국의 첫인상을 위해서라도 만반의 준비를 해야하는데 면세점 공사 지연 등의 납득하기 쉽지 않은 이유로 제2여객터미널의 개항을 연기하겠다는 건 문제"라고 말했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인천공항 제2 여객터미널= 연면적 38만㎡(약 11만5000평)에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로 총 4조 9000억원이 투입됐다. 이 중 1만80㎡가 면세점 등의 상업시설이며 연간 수용인원은 1800만명이다. 개항하면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에어프랑스,KLM항공 이용객은 이곳에서 타고 내리게 된다.
함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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