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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냉장고에 아기 시신 2구 유기한 30대女 "아기아빠 불확실, 동거남과 헤어질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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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에 아기 시신 2구를 유기한 30대 여성은 "아기 아빠가 누군지 모르는 상황에서 동거남과의 헤어질까봐 두려웠다"며 출산 사실을 숨기기 위해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거남은 여성의 임신과 출산, 시신 유기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부산 남부경찰서는 브리핑을 통해 영아살해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한 친모 김모(34·여) 씨의 범행 동기를 설명했다.

경찰은 "김씨는 동거남을 사랑하고 있었고 생부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동거남이 알게 되면 헤어지자고 할까 봐 출산과 시신 유기 사실을 숨겼다"고 했다.

김씨와 동거남 A씨는 5년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로 지난해 4월부터 A씨 집에서 동거를 시작했다.

A씨는 "(김씨는) 약간 배가 나온 체형이라 신체적 변화 등 이상한 점은 전혀 없었고 냉장고에 아기의 시신이 있는지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아기의 시신이 다른 사람에게 발각돼 처벌받는 것을 피하려고 자신이 주로 사용하는 가전제품인 냉장고를 유기 장소로 정했다.

지난 19일 실시한 부검에선 2014년 9월에 태어난 아기의 경우 부패가 심해 사인을 확인할 수 없었다. 경찰은 "병원에서 몸무게 3㎏ 정도로 태어났으나 집에서 숨진 이후 보름간 냉장실에 보관된 시기에 심한 부패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며 "발견 당시 사람의 체형이라고 볼 수 없는 상태였다"고 했다.

2014년 9월 병원에서 아기를 출산한 김씨는 집으로 데려온 뒤 이틀간 방치한 탓에 아기가 숨지자 냉장고 냉장실에 보름간 보관하다 냉동실로 옮겼다.

2016년 1월에 태어난 아기는 양막이 얼굴에 씌워져 있어 호흡장애가 발생했고 체온 관리와 초유 수유 등을 소홀히 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2016년 1월 사건에 대해 김씨는 "혼자 살던 집 욕실에서 샤워하다 아기를 출산한 뒤 바로 기절했다"며 고의성을 부인하는 듯한 말을 했다.

경찰은 아기와 동거남의 DNA를 채취해 국과수에 추가 분석을 의뢰한 상태다.

경찰은 또 김씨의 휴대전화 통화내역 조회 등을 통해 생부의 존재를 파악, 사건 관련성 여부를 살피기로 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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