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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부산시 세계적 권위 원전해체 연구소·항공대와 야심찬 MOU 추진,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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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아르곤 국립연구소와 원전해체 협력사업, 노스다코타 항공대와 아시아 캠퍼스 설립 추진

부산CBS 강동수 기자

노컷뉴스

고리1호기 영구 정지를 환영하는 환경단체 퍼포먼스 '잘가라, 고리 1호기'가 고리원전 건물에 연출되고 있다. (사진=그린피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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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가 세계적 수준의 미국 국립연구기관 및 대학과의 원전 해체 협업, 항공대 아시아 캠퍼스 설립을 잇따라 추진하고 나서 성사 여부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두 프로젝트가 실현된다면 부산이 원전해체산업의 거점도시 위치를 선점하고, 아시아권의 항공기 조종사를 양성하는 메카로 부상할 수 있다는 기대인데, 넘어서야 할 난관이 많은 만큼 성사 여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지난 6일부터 13일까지 미국과 캐나다 해외순방 일정을 소화하면서 두가지 의미있는 상호협력 MOU(양해각서)를 추진했다.

하나는 노스다코타(UND) 항공대학과의 '아시아분교 설립을 위한 MOU'를 현지에서 체결한 것이고, 또다른 하나는 아르곤 국립연구소(ANL) 와 '원전해체 및 신재생 에너지 분야 협력강화를 위한 MOU' 체결에 합의한 것이다.

먼저, 시는 부산대 및 아르곤 국립연구소(ANL) 대표와 3자 MOU를 오는 7~8월 경 체결하기로 했다.

ANL은 핵에너지의 평화적 이용과 원전 해체 기술을 연구하는 미국 최초의 국립연구소로, 미국의 해체 원전 15기 중 12기에 해체 기술을 제공했고 세계 경수로 원전 건설 분야에서도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산시는 ANL과 원전 해체기술 공동연구와 상설 교육프로그램 운영 등 협력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미국 연방 에너지부의 승인 절차를 거쳐 늦어도 오는 8월까지 부산에서 체결식을 갖는다는 계획이다.

시는 이를 통해 부산대-한국수력원자력과 아르곤 연구소간 공동연구 및 협업체계를 부산에 구축해, 현재 선진국의 70%수준에 그치고 있는 우리나라 원전해체기술이 부산을 중심으로 발전하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고리 1호기 퇴역으로 국내 원전해체산업이 본격화한 상황에서 부산이 해체센터를 유치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것인데, 일개 지자체 차원의 협력 사업으로 선진국이 보유한 원천기술의 국내 전수가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선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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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공항 주기장에 늘어선 민간 항공기들. (사진=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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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함께 서 시장은 노스다코타대학(이하 UND) 항공대학 학장 및 이사장과의 면담을 통해 UND 항공대학 아시아분교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는데, 이 역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UND는 미국 내 민간항공 조종사 최다 배출 대학이자 9년 연속 1위 항공대학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조종사 양성기관은 교육 수료 후에도 실제 상업기 운행에 투입되기 위해서는 별도의 해외 연수를 통해 국제적인 자격을 취득해야 하는데, UND 항공대는 미연방항공청 (FAA)의 인가 기관이어서 졸업 후 곧바로 민간항공기조종사로 투입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비용항공사(LCC)의 폭발적 증가로 항공인력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아시아 캠퍼스가 부산에 설립되면 국내에서 양성 중인 항공인력들이 막대한 해외 연수 비용을 아낄 수 있는 것은 물론, 중국과 일본 ·대만 동남아 등 아시아권 조종사 교육 수요도 대거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병수 시장은 "UND 항공대는 항공기 조종사 뿐만 아니라 항공정비 인력 양성과 항공부품 연구 등의 학과도 갖추고 있어 부산이 유치할 경우 파급효과가 상당히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제는 부산 캠퍼스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부지와 활주로 시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30~40대에 달하는 헬기와 비행기는 물론 격납고, 정비소, 훈련시설과 활주로까지 갖춰야 하는 만큼 단순히 외국대학 분교를 유치하는 차원을 넘어서는 작업이 필요하다.

서 시장은 "UND 측이 3만평 정도의 땅과 1.5㎞ 길이의 활주로가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면서 "3만평 규모 부지는 어떻게 확보할 수 있겠지만 문제는 활주로"라며 넘어서야 할 관문이 만만치 않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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