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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불량레미콘 납품업체 대표 등 6명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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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함량 20% 미달 제품 판매

4년간 4곳에 306억 가량 납품

경찰 수사 확대
한국일보

전남경찰청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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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함량이 한국산업표준(KS) 규격에 미달된 불량레미콘 300억원 어치 상당을 건설현장에 납품해 온 레미콘 제조업체 대표와 임원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특히 불량레미콘이 관급공사에도 일부 납품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전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규격 미달 레미콘을 정품인 것처럼 속여 납품해 부당이득을 챙긴 전남 동부권 한 레미콘 제조업체 회장 장모(73)씨를 사기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또 레미콘 배합 비율을 조작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한 장씨 회사 임원 민모(48)씨와 규격 미달 레미콘 생산을 지시한 임원 정모(48)씨 등 임직원 5명도 함께 구속했다. 불량레미콘을 공사 현장에 납품한 품질관리 담당 직원 2명과 4개 법인은 형사입건 했다.

경찰조사 결과 장씨 등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건설사들과 약정한 배합 비율보다 시멘트 함량을 20%가량 줄여 제조해 306억원 어치 가량을 판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전남 순천시, 보성군, 장흥군 등에 위치한 공장 4곳에서 KS 규격에 미달하는 레미콘을 생산, 각각 40억∼137억원 가량을 건설 현장에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건설현장에서 품질 시험이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점을 악용해 허위 기재 한 배합설계표나 변조된 자동생산기록지를 건설사들에 제출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장씨 등은 또한 허위서류를 제출해 관급공사 현장 3곳에 레미콘을 납품한 것처럼 속여 4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

목포지역 레미콘업체 한 관계자는 “규격에 미달한 레미콘은 부실 공사의 가장 큰 원인제공이 될 수 있다”며“가뜩이나 지역경제가 불황을 겪고 있는데 한 회사의 잘못이 다른 회사까지 지장을 주지 않을까 염려가 된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레미콘 업체와 건설사 관계자와의 유착 여부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며“국가기술표준원에 관련 사실을 통보해 레미콘 배합 비율 조작 행위를 철저히 점검하도록 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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