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7 (월)

[신간] 고희영·에바 알머슨이 들려주는 동화 '엄마는 해녀입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제주해녀의 삶을 다룬 영화 '물숨'의 고희영 감독과 스페인 유명 화가인 에바 알머슨이 그림 동화책 '엄마는 해녀입니다'를 엮었다.

고희영은 동화를 지었고 에바 알머슨은 삽화를 완성했다.

'엄마는 해녀다'에는 엄마의 이야기로 보편성을, 해녀의 얘기로 제주만의 독특함을 담았다.

연합뉴스

고희영·에바 알머슨의 '엄마는 해녀입니다'



무시무시한 바다에 매일같이 나가는 엄마는 "호오이∼, 호오이∼"하며 숨비소리를 물 밖에서 내뱉는다.

숨을 참았다가 물 밖으로 나와 숨을 몰아 내쉴 때 나는 이런 소리를 '숨비소리'라고 한다.

딸에게 숨비소리는 엄마가 살아 있다는 소리다.

하루는 그런 엄마가 바닷속 전복을 주우려다 그만 숨을 놓칠뻔한다.

그런 엄마를 끌어올려 살린 할머니는 "바닷속에서 욕심을 부렸다간 숨을 먹게 돼 있단다. 물숨은 우리를 죽음으로 데려간단다"며 위로한다.

해녀 삼대의 이야기가 개연성 있는 서사 속에 한 편의 시처럼 울린다.

서울에서 미용사 일을 하다 고향 바다로 돌아와 해녀가 된 채지애(35)씨는 이 책 등장인물인 엄마의 모델이 됐다.

공통분모가 없는듯한 고희영과 에바 알머슨을 만나게 한 것은 제주해녀였다.

제주 출신의 고희영은 2008년 온갖 고초를 겪으며 '섬 속의 섬' 우도의 해녀 속으로 들어가 7년을 생활했다. 1년여간의 후반 작업을 거쳐 영화 물숨을 세상에 내놓았다.

고희영은 "이 책에는 해녀들의 힘찬 숨과 에바 알머슨의 고운 숨, 저의 행복한 숨이 담겨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바다에서 욕심내지 않고 살아가는 해녀들의 숨비소리가 전 세계 어린이들 마음에도 울려 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에바 알머슨은 중국 상하이에서 우연히 잡지를 통해 제주해녀를 접한 후부터 해녀에 빨려들 듯 매료됐다.

지난해 제주에 와 해녀들의 물질(해산물 채취작업)을 보면서 해녀를 그리고 그림을 전시했다.

에바 알머슨은 "인간이 가진 가장 숭고한 가치가 꿋꿋하게 지켜지고 있는 것을 해녀를 통해 목격했다"며 "해녀와 함께 있던 순간마다 특별한 존재와 함께하고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출판사 난다. 1만3천500원.

koss@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