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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카드뉴스] 쪽방 체험…혹시 남의 가난을 즐기고 있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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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음성정보 지원을 위한 텍스트입니다>>

가난은 구경거리가 아닙니다

'캠퍼스 밖 세상 알기 - 작은방 사람들과 마음 나누기'

서울 중구에서 관내 남자 대학생을 대상으로 모집한 쪽방 체험 프로그램입니다.

중구에는 38개 건물에 9백여 개의 쪽방이 있습니다. 1평 남짓한 작은 방이 생활 공간 전부며, 화장실과 주방은 공동으로 사용해야 하는 곳입니다.

대부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거나 홀몸 노인으로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지내고 있는데요. 이 프로그램은 쪽방촌에서 2박 3일 동안 생활하면서 어려운 이웃에 공감해보자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좋은 취지와는 달리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실제 거주민의 입장을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는 점이죠.

여러 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쪽방촌 특성상 주민의 사생활이 쉽게 드러날 수 있는데요. 참가자가 무심코 찍은 인증 사진에 주민이 노출될 위험도 간과할 수 없죠.

"가난 체험이라니요. 그분들 입장은 생각해보고 하는 겁니까?" - 중구 페이스북 페이지 댓글

또한 참가자 모집을 시작하고도 정작 주민들에게는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은 더욱 커졌습니다.

"쪽방촌은 동물원이 아니다" - 트위터 @yunm****

"남의 가난을 이용해서 스펙을 쌓는다" - 트위터 @r_u_o****

누리꾼은 쪽방촌에 사는 사람들을 '구경거리'와 '수단'으로 만드는 프로그램이라며 분노했죠.

'빈곤 포르노' (Poverty Porno)

가난을 자극적으로 묘사해 대중적, 상업적 성과를 내는 사진이나 영상을 말합니다. 빈곤 포르노는 가난하지 않은 사람에게 '가난한 이들을 돕는다'는 우월감을 부여하죠.

이런 우월감을 만족하게 하려면 가난은 더 자극적이고 처참하게 그려질 수밖에 없습니다. 어쩌면 의도하지 않았지만 '쪽방촌 체험'도 다른 형태의 빈곤 포르노였는지도 모릅니다.

중구는 논란 끝에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구경거리가 돼야 했던 주민들의 마음에 난 상처도 없었던 일이 될 수 있을까요?

넘쳐나는 빈곤 포르노 속에서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해진 것은 아닌지, 뒤돌아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은 기자·이나현 인턴기자

junep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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