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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충돌' 美이지스함, 항로 공개 안해···책임 규명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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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파손된채 예인되는 미 이지스함 피츠제럴드호


【서울=뉴시스】 김혜경 기자 = 일본 시즈오카(靜岡)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미 해군 이지스함과 필리핀 컨테이너선의 충돌 사고와 관련한 책임 공방이 일고 있다.

미 해군 이지스함 '피츠제럴드'호는 지난 17일 새벽 1시께 필리핀 컨테이너선 'ACX CRYSTAL'과 충돌해 오른편이 심하게 파손되면서 승조원 7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했다. 20명이 탑승한 필리핀 컨테이너선은 선수 좌측이 파손됐을 뿐 사상자는 없었다. 이지스함(8315t)은 최첨단 군사 장비를 갖추고 있지만 필리핀 컨테이너선의 규모(2만9060t)가 워낙 커 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일본 해상보안본부가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지만 미일지위협정에 따라 공무 중인 미군과 미군속의 사건·사고에 대해서는 제1차 재판권이 미국에 있는데다, 미군이 이지스함의 항로를 군사기밀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어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고 원인과 관련된 일본 언론 보도도 엇갈리고 있다.

19일 일본의 니테레뉴스24는 충돌한 각도 등으로 볼 때, 이지스함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관계자를 인용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이지스함과 컨테이너선의 진로가 교차하는 위치에 있었으며, 해상충돌예방법상 이즈스함이 피해야할 의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컨테이너선에서 보면 이지스함이 왼쪽 전방에서 횡단하려고 해 컨테이너선은 충돌을 피하기 위해 충돌 직전에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꾸려 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반면 아사히신문은 필리핀 컨테이너선 책임쪽으로 기울었다. 아사히는 이지스함과 컨테이너선은 같은 방향으로 항해 중이었으며, 뒤편에 있던 컨테이너선이 이지스함의 오른쪽 뒤편을 들이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수사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컨테이너선 승무원이 "이지스함과 같은 방향으로 항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미군 측 관계자도 이지스함의 오른편이 크게 함몰돼 구멍이 난 것을 이유로 컨테이너선이 측면에서 덮친 것으로 보고 있다.

해상충돌예방법에선 2척의 배가 충돌할 경우 충돌 직전 선박의 위치에 따라 책임을 가른다. 이들 선박이 같은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는지, 마주보고 항행하고 있었는지, 아니면 한 선박이 상대방의 진로를 가로질러 횡단했는지에 등에 따라 어느 선박에 회피 의무가 있는지 규정하는데, 나란히 항해하는 상황에선 추월하는 측에 피할 의무가 있다고 정하고 있다. 즉 필리핀 선박이 뒤쪽에서 추월하다 사고가 났을 경우에는 필리핀 선박에 책임이 있다.

한편 이번 사고로 사망한 7명의 미 해군 사망자는 모두 19~37세 사이의 남자 승조원으로 확인됐다. 미 해군은 사고 후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스카(?須賀) 미 해군 기지로 돌아온 이지스함 선내를 수색해 이들 시신을 모두 확인했다.

미 해군 잠수사들은 선박 침실에서 이들의 시신을 발견했는데, 이들은 선체 오른편이 파손돼 물이 들어찼지만 탈출하지 못해 선내에 고립돼 익사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망한 승조원은 다코타 카일 릭스비(19), 신고 알렉산더 더글러스(25), 응옥트 트렁 후인(25), 노이 허낸데즈(26), 칼로스빅터 갠존 시바얀(23), 하비어 알렉 마틴(24), 게리 리오 렘 주니어(37) 등 7명이다.

현재 필리핀 컨테이너선도 요코하마(?浜)항에 정박해 있으며, 사고 경위와 관련해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일 지위협정에 따라 일본은 우선적으로 컨테이너선에 대한 조사만 실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프 오코인 미 제7함대 사령관은 전날 "(승조원들이) 살아있는 것이 기적적"이라며 사고 원인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일본 측 조사에 대한 구체적 협력에 관해서는 확언을 피했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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